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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물고기

물고기 세 마리와 이별하다

by 메이쩡

요즘 부쩍이나 바다 생물에 관심이 많은 아이를 위해 물고기를 길러 보기로 했다. 이제껏 살면서 애완동물을 키워본 경험도 식물과 오랫동안 공존한 경험도 없었다. 하지만 아이를 향한 사랑과 나의 부지런함을 믿고 그렇게 어항을 들이기로 결심했다.


물고기를 기르게 된다는 설렘에 아이는 연신 큰소리를 내며 흥분을 쉽게 가라앉히지 못했고 그런 아이를 보며 부모는 더 뿌듯하고 행복했다. 그렇게 어항과 수초 그리고 먹이들을 한꺼번에 구매했고 가장 중요한 물고기도 골랐다.

너무 작지 않고 알록달록 예쁜 열대어들이 자신의 운명을 직감이라도 한 듯 우리의 눈을 피하는 듯했다. 그렇게 아이가 세 마리를 골랐다. 점원의 뜰채에 담기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몸짓에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이는 집까지 멀지 않은 거리를 물고기와 함께 걸으며 짧은 새 이름을 모두 지어주었고 잘 지내보자며 인사하고 있었다. 먼저 놓을 자리를 보고 어항을 알록달록 채우며 물고기들을 놓아줄 생각에 우린 너무 설레었다.


그런데 그다음 날 믿기 힘든 광경이 벌어졌다.

분명 아침에 먹이를 조금 주고 갔는데 아이가 하원하고 얼마 후 물고기들의 움직임이 느려지더니 약 30분 정도 차이를 두고 한 마리씩 미동이 없어졌다. 죽음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일까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아이는 크게 상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는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미안함과 동시에 덜컥 겁이 났다. 아주 작은 생물이라도 하룻밤 정이 들었나 보다.


맑고 투명하지만 형형색색 빛깔로 잠시 우리 곁에 와주었던 작은 물고기들에 미안하다고 좋은 곳으로 가라고 말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조금 더 알아보고 공부해서 죽음이란 기억보단 공존의 추억으로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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