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함께 재택근무를 한지도 3년 여가 넘어간다.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은 인간에게서 많은 것을 앗아가면서 우리의 평범한 일상까지 모두 바꿔 놓았다.
아이가 아직 어린 내겐 그 변화가 가져오는 이점이 너무나 많은 나머지 한편으로는 코로나의 종식이 두렵기도 했다.
정확하게는 평범한 회사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가족 모두 일주일에 한 번 출근하는 것에 모두 맞추어져 있었는데 매일 출근하게 된다면 지금 우리에겐 혁신적인 변화와 결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출퇴근 시간과의 전쟁은 물론이거니와 아이의 등하원과 긴급한 상황에 대한 대응 가능성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니 잠시 두통이 왔다. 9년여 넘게 출퇴근이 아무렇지 않았던 내게 최근 3년의 변화는 그저 좋았기에 더 잘 적응했던 것 같다.
그렇기에 오늘은 정말이지 오랜만에 맞는 새벽 공기였다.
이제 정말 가을의 문턱을 넘나 했는데 제법 쌀쌀한 기운에 미리 겨울을 만난듯한 느낌이었다. 문득 올려다본 하늘은 달과 별이 너무나 신기할 정도로 또렷하게 보였다. 눈은 너무나 피곤한데도 오랜만에 새벽에 출근하는 나에게 반갑게 인사해 주는 이벤트처럼 느껴져 괜스레 기분이 좋았다. 나밖에 없겠지라고 생각했던 깜깜한 거리는 이내 사람들로 북적였고 도착한 버스 정류장에도 금세 줄이 생겼다.
'아침부터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구나...'
'오늘을 잘 살아내기 위해 부단히 움직이는구나...'
'모두 치열한 삶을 살아내는구나...'
차가운 새벽 공기 속에서도 각자 다른 목표와 목적을 가지고 부지런히 발길을 재촉하는 이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혹자에게는 이것이 새삼스러울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이겠지만 평범한 일상에 한걸음 비껴 있다가 바라본 내 눈에는 치열함 그 자체로 보였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차가운 공기 때문에 정신이 더 번쩍 든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