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이쩡 Nov 14. 2023

따라 하면 십중팔구 대박인생이라고?!

<뚝배기 속의 사랑 한가득>

나는 오랜 시간을 회사원으로 평범하지만 안정된 생활을 했다. 반면 남편은 오랜 시간을 외식업에 종사하면서 평범하지만 불안정한 생활을 다.


우리 모두는 암묵적으로 알고 있다. 언제까지고 남 밑에서 일할 수는 없다고. 하지만 나는 안정된 삶을 깨고 밖으로 나갈 용기가 없었고, 남편은 더 불안정할 수 있는 자영업을 시작할 용기가 없었다.


우린 그저 현재가 주는 이 안정감이 만족이자 행복이다 싶으시면서도 먼 미래를 생각하면 휩싸이는 불안감에 애써 현실을 외면다.


무의식적으로 성공할 사람은 정해져 있, 사업은 돈이 있어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도 주변에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는 이들을 보면 그 용기에 내심 부러웠다.


우연히 책 서평에 당첨되어 읽게 되었지만 이 책은 사실 그 어떤 책 보다 지금 현재의 우리에게 도움이 되었다.


처음부터 누군가의 응원 속에 아름답게 시작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은퇴한 나이에 번듯한 기업의 임원으로 퇴직한 주인공에겐 그 시작부터 녹록지 않았다.


주변인들의 응원은 차치하고라도 아내도 반대하는 일을 자신의 신념만 믿고 시작하기란 무척 힘들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남다른 신념과 우직함으로 난생처음 음식 장사에 뛰어들었고 10년 넘게 연매출 10억의 소위 대박집으로 인정받는 식당을 일궈냈다.


이 책은 저자가 65세 은퇴 후 돌연 음식 장사에 뜻을 두고 무턱대고 가게를 계약하고,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맛을 벤치마킹하면서 직원들과 함께 성장한 식당의 역사를 담백하게 담아냈.


그가 더 존경스럽게 느껴지는 건 기부나 후원으로 사회에 환원하고자 하는 저자의 마인드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돈이 적으면 적은 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쥐고 놓지 않으려고 한다. 저자는 아무리 크고 좋은 집에 살았어도 세상을 떠날 때는 세상 좁은 관에 들어가게 된다고 말하면서 누군가를 도움으로 인해 얻게 되는 보람과 기쁨에 비할바가 아니라고 표현한다.


그간 장사에 대해 무언중에 가졌던 편견들이 있었다.


"장사는 돈이 좀 있어야 돼."

"장사는 아무나 못해, 재능이 있어야 돼."

"장사는 목이 좋은 곳에서 해야 돼."

"음식장사는 먼저 손맛이 있어야 돼."


물론 맞는 말이지만 마치 이 조건을 갖추지 않으면 꿈도 꾸지 못할 일처럼 우리는 스스로에게 제동을 걸면서 마치 꿈인 양 현실과는 멀게 생각했다.


남편의 오랜 운영 경력이 재능이라면 그거 하나는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우리에겐 돈도, 손맛도 무엇보다 하고자 하는 열정도 없고 생각했다. 시작을 두려워한 이의 조촐한 핑계다.


열정이 없으니 그저 현실에 안주하게 되고, 그 현실에 만족하지 않는 소위 현타가 오는 시점이 되면 혼란스러웠다.


남편은 관리자로서 피곤할 정도로 꼼꼼하고 예민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지만 사장이 아니기에 한계가 있는 건 사실이다. 그간 많은 사장들 밑에서 일만 배운 게 아니라 사람 또한 배웠다.


그의 경험과 능력을 믿기에 언젠가 그가 사장이 되는 것에는 믿어 의심치 않지만 늘 우리를 가로막아온 편견을 깨부술 그 열정과 용기 한 스푼은 여전히 부족하다.


병아리도 자신이 깨면 닭이 되지만, 남이 깨 주면 계란프라이가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에게 이제 됐으니 시작해 봐!라고 해줄 이는 없다. 스스로 용기를 내어 깨고 나야 할 때이다.


이 책을 계기로 막연한 꿈이 아닌 현실로서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겠다. 되든 안되든 해봐야지 머릿속에만 머물러 있다면 그보다 더 비겁한 일은 없 테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절대퇴사 하지말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