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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쩡 Dec 20. 2023

앵그리 보스

MZ 킬러


오랜만에 유쾌한 책을 만났다.

분명 그림 하나 없이 검정 글씨만 가득한 책인데도 마치 여러 챕터의 웹툰을 보고 있는 것만 같은 생동감이 느껴졌다.


아마 저자의 실전 경험이 구체적으로 잘 녹아들었기에 더 공감이 되었던 것 같다. 나 역시 오랜 직장 생활을 했기에 하급자의 입장, 그리고 프로젝트 담당 PM으로서 상급자의 역할을 통한 고충을 경험했기에.


그럼에도 상급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보단 하급자의 기준에서 부조리와 불쾌함을 더 생각했던 것 같다. 사람이란 이기적이기에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게 당연할 수 있겠지만 저자의 글을 보면서 일터에서의 역지사지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권한은 책임지는 순서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다.


우리는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무조건 상급자를 찾는다. 사실 그 상급자가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책임자를 찾는다. 이 책임자는 본인의 잘못도 아니지만 본인이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없음에도 사과하고 때로는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책임만 있고 권한만 있다고 다 좋은 보스가 될까? 사실 누구나 처음 신입인 시절이 있고 고난과 역경을 거쳐 지금의 상급자 자리에 있을 것이다. 힘들게 자리를 얻어냈음에도 그 권위에 대한 안팎의 인정은 없고 책임만 있다면 얼마나 외롭겠는가.


혹자는 그만큼 대우받고 돈도 받고 뭐가 문제냐라고 할 수 있지만 하급자들이 평생 하급자에 머물지 않기에 자신이 상급자가 되었을 때를 한번 더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분명 그 결과는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많은 인원, 높은 불만, 낮은 실적, 높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저자의 접근은 왜? 였다. 내가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누구를 위해 해야 하는지 본인조차 분명히 답할 수 없다면 어떨까?


하급자들을 말로 보채고 채찍질하는 직접적인 압력이 아닌 그들의 진정한 고객이 누구인지를 계속해서 물어보며 일해야 할 이유를 목표를 되새겨주는 간접적인 행동 낯설지만 그들을 움직였다.


그들 일해야 할 목적을 함께 찾아주니 그 목적인 자신의 권위도 인정받게 되고 인정받은 권위로 외롭지 않은 상급자는 그들과 함께 하나 되어 조직을 이끌어간다.


물론 조직의 문화와 특성이 이미 너무나 견고해서 상급자의 노력이 먹히지 않을 수 있지만 일하는 목적을, 일의 목표를 알고 가는 자와 아닌 자의 아웃풋은 분명 다를 거라 믿는다.


나 역시 외롭지 않은 보스가 되기를 꿈꾸며 질문해 본다.


'지금 나의 고객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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