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은 질문

주말 강박

by 메이쩡


주말엔 뭐 할까?

무엇을 먹을까?

어디를 가야 할까?


오랜 시간 출퇴근 하며 견뎌온 주중에 대한 보상 심리와 아이에게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엄마의 강박이 버무려지자 언제부턴가 주말은 집에 있으면 안 되는 시간이 되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특별한 놀이를 찾기보다 밖에 나가면 그저 새로운 무언가가 생겨나는 것처럼 갈 곳, 먹을 곳을 과제처럼 정리했다.


계획대로 되었다는 성취감과 즐거워하는 가족들의 얼굴이 남긴 흔적이 반복되자 이젠 계획 없는 주말은 내게 살짝 스트레스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평범한 토요일, 정신없이 흐르는 시간 탓에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맞은 주말 아침 스멀스멀 스트레스가 올라올 즈음 아이가 말한다.


" 엄마, 우리 아무 데도 안 가면 안 돼? 나 집에 있고 싶어. 꼭 밖에 안 나가도 집에서 엄마 아빠랑 있는 게 좋아."


아이의 말에 잠시 얼음이 되었다.

늘 새로움을 좋아한다고 생각한 아이였는데 밖을 나가야 더 행복하다고 느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건 아이의 언어가 아니라 나의 언어였다.


아이는 그 장소가 어디든 무엇을 먹든 우리와 함께 하는 그 순간을 좋아하고 행복해한 것이었다. 꼭 나가서 어떤 특별한 곳을 가지 않아도 특별한 것을 먹지 않아도 그저 가족과 함께 하는 그 순간 자체가 좋았던 거였다.


어쩌면 내 마음속 불안이 만들어 낸 허영은 아니었을까.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나의 답답함을 환기하고자 함은 아니었을까.


아이의 해맑은 표정을 보며 잠시 잊고 있던 멈춤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늘 움직여대느라 몸도 마음도 피곤한 내게 아이는 처음으로 멈춰도 좋다고 가만히 쉬어도 좋다고 그저 당신과 함께 마주 보고 있는 이 순간 자체가 좋다고 위로해 주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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