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은 질문

익숙함과의 결별

위기 + 변화 = 가능성?

by 메이쩡


최근 조직개편으로 인해 회사의 공기가 달라졌다. 십여 년 넘게 같은 곳에서 회사 생활을 하면서 매년 큰 변화는 없었다. 매출이 적으면 보너스가 없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은 있었지만 금액은 다를지언정 없던 적은 없었으니까. 매년 조직의 성과를 확인하고 이에 조직이 재편되기도 하였지만 대부분 작은 변화였다. 이름만 바뀌었고 명함과 메일 서명 정도만 바뀌었을 뿐 팀원들도 하는 일도 크게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작년에 회사가 매각되면서 모든 상황이 달라졌다. 지주사는 마치 기업의 인수와 합병에 최적화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고 우리는 그들에게 있어 철저히 효율적 이어야만 했다. 대기업이었을 때의 좋은 문화, 복지, 제도 등은 어느 순간부터 사치인 것처럼 느껴지게 했고, 한 해가 지나자 하나둘씩 피부로 와닿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니 처음 코로나로 인해 전면 재택근무였을 때부터 지금의 주 1회 재택근무가 되기까지 약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출퇴근에 낭비되는 시간만큼 가족과 나에게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점점 줄어도 그런대로 또 적응하며 지냈다. 하지만 이제는 아예 없앤다고 하니 전과는 느낌이 다르다. 뭔가 박탈당한 느낌이다.


조직 개편 역시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조직과 팀의 이름 정도가 바뀌는 작은 변화였다면 이번에는 임원과 팀장을 포함한 직책자가 반으로 줄었다. 직책자가 많다고 좋은 게 아님은 알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있어 이 변화는 작지 않다. 이 변화로 인해 입사 이래 십여년을 넘게 팀장님이라고 불렀던 분이 한순간에 나와 같은 직책이 되었다. 머리로는 어떻게든 그 변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해 보지만 마음으로는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다.


이미 습관처럼 베어든 호칭에 우리 역시 주저하고 있지만 오랜 시간 동안을 우리에게 팀장으로 불렸던 그분의 심정은 어떠할까. 감히 짐작 조차 할 수 없다. 길게 직장 생활하려면 직책자보다는 낫다는 말도 있으니 조금은 괜찮으시려나? 되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를 기대라도 하듯 무거운 감정들을 쏟아내 본다. 그 부유하는 감정들은 실체가 없이 떠돌지만 그래도 괜찮았으면 하는 진심이 담겨 있다.


변화란 서서히 찾아오기도 이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적응하고 또 살아낸다. 변화는 수많은 과정의 합이기에 다가올 연말에 어떤 결과가 있을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변화에 무조건적으로 반대하거나 순응하는 것보다는 조심스럽게 관망하며 현명하게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위기는 변화를 강요하고, 변화는 새로운 가능성을 만든다.”

—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


부디 이 변화가 새로운 가능성의 씨앗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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