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책 읽기를 즐겨하던 내게도 심심치 않게 언급되었던 책 이름이자 주인공.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안나 카레니나'를 드디어 읽었다.
마치 그동안 만나고 싶어도 가슴 한 구석 어딘가 오묘하게 자리를 내어 놓았던추억인 듯 몽글몽글한 감정일까, 비련하고 슬픈 감정일까 나름 추측하며 베일 뒤로 숨겨 두었던 무언의 그림자와 마주하는 듯 무척이나 설레었다.
러시아, 프랑스라는 낯선 공간...
귀족, 대령, 백작, 공작부인, 사교계, 경마라는 낯선 단어와 환경들...
하지만 우리는 왜 여전히 익숙하게 느끼고 또 공감할까?
그 이유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전히 우리 가슴을 뛰고 살아가게 하는 이유 중 하나인 사람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서가 아닐까.
과거 그 시대에 더욱 중요시했던 신분과 체면,
자신의 진짜 감정으로 사는 게 아닌 누군가의 아내로 남편으로 보이는 삶을 살았고, 그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했던 그때.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조차 죄악시되었고, 순수한 감정 조차 쉽게 입 밖에 낼 수 없었던 그들의 일상에 찾아온 사랑과 행복 그로 인한 번뇌와 슬픔.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 만큼이나 꼬이고 꼬여버린 인연의 실타래. 이제야 서로를 알아본 안나와 브론스키.
하지만 그들을 에워싸고 있는 좋지 않은 시선들과 상황들.
마치 그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현실을 눈앞에서 연극으로 감상하고 있는 것 마냥 저자의 손끝에서 탄생한 그들의 감정선을 너무도 생생하고 현실감 있게 느낄 수 있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