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청의 정확한 사전적 의미나
의학적 정의는 잘 모르겠지만,
가끔보다 조금 자주 2월에 떠난 우리 집
반려견 몽이의 환청이 들린다.
어떤 주파수의 소리가 우연히 내 귀에
몽이가 아파서 앓을 때 냈던 소리나,
걸을 때 또각또각 발톱이 바닥에 닿는
소리처럼 들린다.
그럴 때마다 가슴이 덜컹 내려앉으며
말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곤 한다,
한 달 두 달 날이 갈수록 더 그런 듯하다.
며칠 전,
동생의 방에서는 감기를 앓을 때처럼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지만
모른 척했다.
우리는 서로 그 아이를 잊은 듯이
행동하며, 절대로 입 밖으로 그리움을
내어놓지 않기로 묵시적인 합의를 했다.
길들이고, 길들여지고, 동화되어가고
그리고 익숙해지는 것이 삶이다.
시간이 흐르면 그 어떤 것도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을 때의 상실감과,
내다 버리지 않는 한 늘 항상 그 자리에
가구처럼 붙박여 있어야 할 어느 것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을 때의 낭패감이
익숙함으로 바뀌는 데는 얼마의
시간이 흘러야 하는 것일까.
빈자리에 익숙해져야 하지만,
반대로 익숙해진다는 것은 참으로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16년 동안 그 아이와 함께 했던
모든 순간 모든 장소에,
손때처럼 묻어 있어 잊히지 않는
기억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그 아이를 보내고 동생은 그림을 그리고
나는 글을 써서 그림 에세이를
브런치에 올리자 했었다,
그런데,
동생은 그림을 그릴 수 없고
나는 글을 쓸 수가 없다.
시간이 이 그리움을 연마해 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