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가 산을 만든 날, 든 생각

by 마루

나 같은 경우, 다른 브런치 작가들의 글을 많으면 하루에 두세 개 정도 읽는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글에만 유독 융통성이 없어서 그런지 공감 가는 글에만 라이킷을 누른다. 글의 질과는 상관없고 내가 누구를 평가할 처지도 못 되니 정말 내가 공감할 수 있나 없나 만이 라이킷을 누르거나 누르지 않거나의 잣대가 된다.


구독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면, 내 '관심작가'가 1인데 처음 브런치라는 공간에 가입을 했을 때 자동으로 생성된 '브런치 팀'만 구독하고 있다.(내 의지가 아니고 자동으로 구독된 것을 굳이 취소하지 않았을 뿐) 국어 선생이라 그런지 텍스트에는 진심인 내 성격상 일단 다른 브런치를 구독을 한다면 읽어야 한다. 그런데 국어 학원을 운영하다 보니 읽을거리가 참 많다. 개인적으로 읽는 책 권수도 만만치 않고, 내가 가르치는 인근 4~5개 고등학교 학생들 수업에 필요한 책들도 상당 수가 된다. 그리고 읽는 사람이 별로 없는 글이지만 내 글을 써야 하기도 하고...


구독해 놓고리거나 읽지 않을 것이 뻔하고 의무감으로 읽게 될 것이 뻔하다. 더구나 읽는 것이 부담이 되면 구독하다가 취소하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구독 취소하는 경우 모르긴 몰라도 모든 작가들은 신경이 쓰일 것이 자명하다) 그래서 구독했다는 이유만으로 하루 일과처럼, 혹은 일수 찍듯이 라이킷을 날리는 것은 절대 하고 싶지 않아서 다른 브런치를 구독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내가 관심 있는 작가는 기억해 뒀다가 가끔 스스로 찾아간다. 어느 브런치 글에 '브런치 작가들 중에 읽지는 않고 쓰기만 하는 작가들이 많다'라는 내용의 글을 읽고 나의 행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봤으나, 결론은 브런치는 쓰기 위해 모인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내 글을 구독해 주시는 분들도 극소수고, 그분들 중에서 내 글을 읽어 주시는구나 싶은 분은 또 몇 명 안 된다. 내 글이 좋으면 구독자 수가 자연히 늘어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구독자 수는 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여기 브런치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다른 브런치 작가들은 서로 구독을 해 주고 라이킷을 눌러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그런 예의까지 갖춘 분들이 많다. 부분에서 나를 성찰해 보기도 하고 내 브런치를 구독하고 며칠 있다가 취소하는 분들을 보면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맞구독하는 예의를 갖지 못해서 감수하고 있는 부분이다)


예전 싸이월드, 네이버 블로그 시절에도 일촌과 네이버의 이웃이 한 명도 없었다. 일촌과 이웃신청이 오면 모두 거절했다. 번잡한 것이 너무 싫었다. 순전히 나만의 독백의 공간이었기에 누가 오든 가든 신경 쓰지도 않았고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심심한 브런치가 좋다. 관심작가 등록이나 구독을 강요하지도, 좋아요를 남발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재미없는 글이지만 그냥 내 생긴 대로 쓰면 되겠거니 생각하고 있고, 다른 브런치를 구독하지 않으니 내 구독자 수에도 그닥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도 글 발행 할 때마다 찾아와 주시는 분들께는 진심 감사하고 있습니다)


브런치에서 재밌고 좋은 글들도 만났고, 구독하고 싶은 브런치도 있다. 나는 주로 과거에 천착한 글들을 쓰지만 가끔 현재진행형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작가들의 글을 읽을 때면 위로의 댓글을 달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위에 열거한 이유들 때문에 아직은 조용히 응원하거나 살포시 라이킷 하나 눌러 주는 것으로 공감을 표시하고 싶은 마음이다.




브런치에 글을 올린 후 서너 번 정도 통계 그래프에 산을 만든 적이 있다. 모두 daum에 글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다음의 홈&쿠킹에 내 글이 올랐을 때는 당혹스러웠다. 이 글 어디가 그곳에 올라야 하는 글인가 싶었다. 아마도 엄마 얘기라서 홈 카테고리에 올랐던 모양인데 얼굴이 화끈거렸다.


며칠 올랐다가 빠르게 내려오긴 했지만 솔직히 다음의 홈&쿠킹에 내 글을 올리고 싶지 않다. 이건 내가 싫다 좋다의 문제가 아니라 알고리즘이 하는 일이라는 것이 더 문제다. 앞으로도 가끔 그럴 것이 아닌가. 내 글엔 어떠한 정보도, 삶의 치열함도, 단순 명랑도, 모두 고개를 끄덕일 주제와 해학도 없이 밍밍하고 자기애적이고 혼자만 심각한 그런 이야기 투성일 텐데.


아무튼 호수처럼 잔잔한 내 통계들 사이에 삐죽이 솟은 예쁜 산을 바라볼 때마다 심경이 참 복잡하다. 많은 조회수에도 불구하고 구독자 수나 라이킷 수는 거의 변함없으니 그만큼 좋은 글이 아니었구나 싶어 신경이 조금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또 내 안에는 많은 사람이 읽어 주길 바라는 마음과, 내 글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이 싫은 두 가지 감정이 병치되어 있다.(예전에 같은 문예지로 등단한 동인들끼리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강독하는 모임이 있었는데 정말 싫었다) 그래서 영원히 발전이 없는 것일 수도 있겠다 싶고, 발행하지 않고 서랍 속에 고이 넣어 놓아도 될 글인 것 같아서 마음이 조금 무거운 요즘이다.


이런 쓸데없는 글을 왜 써야겠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한 번쯤은 브런치를 하며 느낀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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