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가 살려고 쓰는 글

2504140143

by ODD

이 세상은 아름답다, 아름다워야 한다.

내가 아직 이해를 못 하고 알지 못할 뿐, 내가 충분히 안식할 수 있는 장소여야만 한다.


난 옳았다, 옳아야만 한다.

내가 아직 결과를 내지 못했을 뿐, 과정의 선택들이 옳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결과가 있어야만 한다.


끝나야 완성되는 신념의 과정이 길게만 느껴진다.

인간의 호흡을 멈춘다.

숨을 죽인 채, 노려본다.

눈빛의 생기가 시들 때까지.

죽을 때까지.



너의 행복을 내게 대입하면 나도 행복해질까. 나도 좋아하는 사람을 인정하면 행복해지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으면 행복해? 그 행복은 진짜야? 그 사람이 아니라면, 다른 누구도 절대 사랑하지 않을 자신 있어? 자신이 없다면, 그건 그저 적당한 거 아냐. 내가 마실 물이 어떤 물인지 상관없이, 목만 축이면 되는 그런 거야. 사실 알아, 이전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었지. 소중한 물을 마시는 게 아니라, 내 목마름을 없애준 그 물이 소중한 거라고. 안다고. 그냥 그 적당한 게 마음에 걸려. 난 왜 여기에 집착할까. 뭐, 좋게 해석하면 난 인간을 사랑하는 거야. 사랑하니까 적당히 할 수 없는 거야. 그래서 그런 거라고 믿어. 사랑하니까 사랑할 수 없는 거야. 영원함을 믿지 못하니, 미래의 그 사람을 위해서 현재의 그 사람도 없는 거야. 미래의 널 만나기 전에 과거에 딴 사람을 만난다면, 나중에 널 만났을 때 미안해서 어떻게. 그런데 너도 다른 건 없어, 널 만나면 너 역시 과거의 그 사람이 돼. 영원한 건 없으니까. 그래서 영원할 수 있는 혼자가 좋은 거야. 혼자는 누구도 필요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오늘도 혼자를 좋아하기로 했어. 내일도 그럴 거고, 내년에도 그럴 거야. 그러다 불현듯 끝이 떠오르면, 끝으로 가는 길은 가면 갈수록 아마 지금보다 어려울 거라고 상상이 돼. 그렇게 오늘이 됐어. 나 잘하고 있는 걸까. 아니겠지. 아무도 내게 이런 길을 강요하지도 않았고, 아무도 이런 나를 응원하지도 않아. 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겠지. 그냥 내 고집이야. 난 아름다운 걸 보고 싶었어. 난 남들보다 추함을 더 잘 느끼고, 심지어 남들은 추하지 않다고 느끼는 걸 추하다고 느껴. 그런 날 위한 고집이야. 내가 믿는 아름다움을 행할 유일한 존재, 바로 나야. 내가 내 인생을 걸고 그 존재를 존재시켜야만, 내 믿음이 존재할 수 있는 거야. 내 믿음의 유일한 근거인 내가 사라져 버리면, 날 믿었던 난 더 이상 존재하지 못 해. 죽음이야. 생물적으로는 둘째 치더라도, 정신적으로 내 존재는 뿌리째 뽑혀 사라지게 돼.


그러니 앞으로도 아름다워야 해.

꼭 아름다워야 해.

아름다워야 해.










keyword
작가의 이전글두려움, 순수함의 또 다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