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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빠가 됐다. 내가 한 건 아무것도 없지만, 친형의 아이가 태어났기 때문에 나는 삼촌, 작은 아빠가 됐다. 작긴 하지만, 아빠가 됐다. 할아버지 세대에서 아버지 세대, 아버지 세대에서 형과 내 세대. 며칠 전까지는 내 세대가 어린 세대고 젊은 세대고 막대 세대였다. 하지만 이제 그 이후의 세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되었고, 내 나이 서른이 다르게 느껴졌다. 이제 소꿉장난은 그만두고, 어른 놀이를 본격적으로 해야 할 때가 됐다. 어른에 대해 생각해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1인분이다. 다른 말로 책임감. 내가 먹을 것, 입을 것, 살 곳 그 이상의 모든 것들을 스스로 해결해 낼 수 있는 능력. 이 능력은 보통 돈으로 쉽게 치환되곤 한다. 맞는 말이다, 돈이 여유롭다면 1인분을 넘어, 타인의 안전까지 보호할 능력이 따라온다. 이게 부모로 가장 갖고 싶을 능력이라고 생각된다. 돌이켜보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며 지루하다고 여긴 그 뻔한 길이 왕도였던 것 같다. 어른 놀이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하고 돈을 벌기 위해선 돈을 스스로 만들든지, 돈을 주는 곳에 가서 도움이 되어야 한다. 어느 쪽이든 능력이 뒷받침돼야 하고, 그 능력은 본인의 어린 시절부터 누적했어 한다. 20대에 도전을 하기 위해선, 학생 때는 배웠어야 한다. 배워야 할 시기에 배우지 못 했다면 정작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발이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늦음에 대해 너무 아쉬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쩌면 인생을 바라보는 입장이 되었을 땐, 늦었다는 말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누구와 비교하면 빠르고 누구와 비교하면 느린 건 유동적이지만, 내가 시도를 했느냐와 안 했느냐는 부동적이므로 빠르다, 느리다는 평가보단, 했느냐, 말았느냐로 바라보는게 좋겠다. 도전을 경쟁의 범위 내에 포함시키면 슬퍼진다. 도전이란 건 누구나 언제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시도조차 경쟁에 포함된다면 알게 모르게 위축되는 건 피하기 어려워질 테니. 타인의 도전을 묵묵히 바라보고 자신의 도전을 굳게 믿길 바란다. 이미 지각생이 돼버린 나도 자신을 믿고 있으니. 너도나도 앞으로 건강하게 잘 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