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편에서 이리가』 — 윤강은

� 생존주의 시대,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은

by 감성소년


우리는 요즘 “살아남는 법”을 배운다.


잘 사는 법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는 법을.


『저편에서 이리가』는


그 생존의 감각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소설이다.


눈 덮인 압록강 전선.


온실 마을.


짐꾼의 허무한 죽음.


그리고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청춘.


이 소설은 말한다.






생존은 영웅 서사가 아니다.


생존은 외로움의 다른 이름이다.






1️⃣ 죽음을 농담처럼 말하는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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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은 짐꾼이다.


늘 죽음을 농담처럼 말한다.


“나는 요절할 거야.”


하지만 친구 도진은 그 말을 막는다.


생명을 우스갯거리로 만들지 말라고.


이 장면이 묵직하다.


왜냐하면 요즘 우리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인생 뭐…”


“망하면 끝이지.”


냉소가 유행이다.


그런데 냉소는 지혜가 아니다.


상처를 덮는 방식일 뿐이다.





2️⃣ 생각이 많은 것은 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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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주는 군인이다.


그녀는 “생각이 너무 많다”는 말을 듣는다.


혐오하지 않을 이유를 고민하는 것,


적을 미워하지 못하는 것,


군인답지 않다는 말.


여기서 소설은 질문한다.



생각하는 인간은 체제에 어울리지 않는가?


이 장면이 날카롭다.


요즘은 ‘빠른 판단’이 미덕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멈춰 생각하는 인간’이야말로


진짜 살아 있는 존재라고 말하는 듯하다.





3️⃣ 생명도감이라는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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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진이 유안에게 맡긴 책.


‘생명도감’.


너덜너덜해져 제목도 보이지 않지만


버릴 수 없는 책.


이 상징이 아름답다.


쓸모없어진 세계에서도


누군가는 생명을 기록한다.


이건 기억의 문제다.


우리가 살아 있었다는 증거를


누가 지켜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4️⃣ “춥지 않아?” — 인간을 살리는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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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강렬한 장면은 이것이다.


피범벅이 된 백건에게


기주가 묻는다.




“춥지 않아?”


그 질문 하나가


그를 살린다.


거창한 신념도,


영웅적 구호도 아니다.


누군가가 나의 상태를 묻는 순간,


우리는 다시 살아 있음을 느낀다.


이 장면은


요즘 시대에 가장 필요한 문장처럼 느껴진다.






� 이 소설이 말하는 것


『저편에서 이리가』는


전쟁 소설이 아니다.


청춘 소설도 아니다.


이건 존재에 대한 소설이다.



생존은 무엇인가


군인은 무엇인가


생각하는 인간은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우리는 왜 서로를 쉽게 혐오하는가


누군가의 한 문장이 어떻게 생명을 붙드는가



차갑고 건조한 문장 속에서


이 질문들이 계속 맴돈다.





� 생존주의 시대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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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경제적 생존, 사회적 생존, 정치적 생존을 말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묻는다.




살아남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아니면, 살아 있음을 느껴야 하는가?



별이 잘 보이는 압록강 밤하늘.


그 장면이 오래 남는다.


남쪽과 북쪽의 눈은 같지만,


하늘은 다르게 보인다.


환경은 같아도


시야는 다를 수 있다는 뜻일까.






� 이런 사람에게 추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좋아하는 독자


군사·분단·생존 서사에 관심 있는 사람


묵직한 상징을 곱씹는 독서가


차갑지만 뜨거운 문장을 좋아하는 독자



172쪽.


짧지만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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