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리뷰- 전북vs대구전

높아진 케이리그의 경기력을 확인한 경기

by 감성소년

해외축구를 자주 본다. 그리고 케이리그도 동시에 본다. 여태까지 EPL의 리그수준에 눈이 높아진 많은 시청자들이 케이리그의 수준을 비하하는 말 들이 많았다. 하지만 난 어제 반대로 케이리그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전북과 대구전에서 말이다. 최소한 내가 종종 보는 보르도 경기보다는 훨씬 더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전북은 올시즌 높은 라인에서 압박을 주는 전술을 쓰며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대구는 역습의 전형이다.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해서 역습을 전개하는데, 그 속도가 정말 어마 무시하다. 이번 경기에서는 경기 전부터 강력한 수비력 대 공격력의 대결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그 못지않게, 리그 탑급의 공격진들의 대결이라는 상징성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외국인 선수인 일류첸코와 에드가, 세징야와의 대결은 이름만들어도 흥미진진했다. 그리고 실제로 경기양상도 그랬다.



1.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았다.

둘 다 실점이 작은 팀이다. 전북의 경우 국대 출신의 홍정호를 비롯한 이용등의 강력한 수비력이 존재했고 대구는 홍정운, 정태욱의 짠 물수비력이 버티고 있었다. 이에 반해서 또 전북은 공격력이 엄청난 팀이다. 비록 이전까지 2연패를 하긴 했지만, 한교원, 일류첸코, 바로우등의 3각편대도 막강하였다. 여기에 대한 서브멤버로 있는 구스타포, 김승대도 화력이 막강하다. 정말 양팀은 시종일관 공격과 공격으로 대응하였고 리그 내 최고 수준의 템포를 구사하며 k리그 최상위권 팀들의 위용을 맘껏 자랑했다. 여기서 재미있었던 것은 양팀의 수비의 핵인 최영준과 대구의 에이스 오브 에이스 세징야의 계속된 충돌이었다. 최영준은 전반내내 에이스 세징야를 견제하기 위해 거친 태클을 마져하지 않았고, 계속된 견제에 신경질이 난 세징야는 전반 말미에 의도적인 반칙을 하기도 하였다.

최영준이 세징야를 경기 시작하자마자 1번, 그리고 8분쯤에 한 번 강하게 푸쉬하였다. 이에 대해서 세징야는 판정에 대해 불만을 갖기도 했다.


이에 세징야가 최영준에게 복수하는 장면
세징야는 하프타임 이후 최영준에게 계속 컴플레인을 했다. '나 건들지 마라. 너 계속 그러다 혼난다'(출처: 유튜브 케이리그 대구: 전북)

어떤 분들은 여기에 대해서 '도덕적이지 않다'라 비판할 수도 있지만 거친 태클을 비롯한 이러한 행위는 상대방 에이스를 견제하는 당연한 전술적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나는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결국 세징야의 판전승으로 끝난다. 후반 중반 쯤, 수비진에서 멀리 올라온 롱패스를 헤딩으로 떨구어 주었고, 이를 받은 에드가가 세징야에게 밀어주었다. 이에 세징야는 마치 빨래줄 같이 빨려들어가는 강력한 슛으로 수문장 송범근을 뚫어냈고 골을 기록한다.

세징야의 골

세징야는 계속된 거칠 파울에 당하며 쌓여있는 울분과 불만을 상의 탈의 세레머니를 하며 환호를 지르며 표출했다. 이는 마치 유로2012에서 발로텔리가 했던 전사 세레머니랑 유사했는데, 전체적인 맥락에서 볼 때, 세징야가 좀 더 멋졌던 것 같다. 경기가 끝난 후 밝혔는데, 세징야는 '최영준이 태클을 한 후 내게 욕을 한 것을 들어 욱했다. 한국에 6년 살았던 내게 그 정도 욕을 알아 들을 수 있다'란 말을 하였다. 아마 이 상의탈의 세레머니는 그 감정의 대폭발이 아니었나 싶다. 이 골로 전북은 3연패를 대구는 8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게 해주었고 감독도 껑충껑출 뛸 정도로 판타스틱한 장면이었다.



'내가 건들지 마라했지'



대구 fc감독 이병근이 기뻐하는 모습


2. 다양한 공격 전술과 양 팀 골키퍼의 엄청난 세이브

사실 송범근은 이제 알려질 만큼 잘 알려진 케이리그 최고 수준의 키퍼이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안정적인 세이빙능력을 자랑한다. 근데 조금 의아했던 것은 대구였다. 대구 같은 경우 조현우가 나가고 최영은은 계속적으로 좋은 선방을 보여주고 있고, 이 경기에도 유독 그랬다. 특히 전반 초반 김승대의 패스를 이어받은 일류첸코의 슈팅을 선방하는 모습과 더불어

일류첸코가 슈팅하는 것을 막아내는 모습(출처: 유튜브 케이리그 대구:전북)

사이드에서 오버래핑하는 이유현의 김승대등의 연계를 받아 페널티 사이드에서 슈팅한 것을 막아내는 모습은 결코 대구 fc의 최근 막강한 수비력이 단지 정태욱, 홍정운의 센터백이 전부는 아니란 것을 보여주었다.


이유현의 슈팅을 막아내는 모습(출처: 유튜브 케이리그 대구:전북)



3. 확실히 올라온 케이리그 수준

상위팀들간의 경쟁이다 보니, 정말로 눈여겨 볼 점이 많았다. 우선, 정태욱의 엄청난 성장이다. 사실은 난 경남을 연고로 한 지역에 살기 떄문에, 특정 한 팀만 보지는 않는다(연고지 팀이 2부리그에 떨어졌음) 그래서 이팀 저 팀을 보는데, 그 중 실력있는 유망주들의 플레이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현재 수원삼성의 20살 정상빈과 울산의 루키 김민준에게 관심이 쏠려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사실 대구의 경우에도 올림픽 대표팀인 정태욱이란 어린 유망주이자 팀의 대들보가 존재한다. 정태욱은 이미 작년에도 주전을 하고 있었으며, 이번 시즌에도 계속 출전하고 있다. 홍정운과 더불어 대구의 짠물수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번 경기에서 놀랐던 것은 그가 큰 신장을 바탕으로 공중볼을 장악하는 것에 능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발기술이 좋은 것은 처음 알았다. 경기 막판 쯤에 정태욱은 오른쪽 사이드라인에서 얼리크로스에 가까운 크로스를 올리는데, 이 궤적이 마치 전문 윙어나, 윙백이 할 법한 궤도와 높이였던 것이다. 한 마디로 그는 발기술도 괜찮으며,수비력도 괜찮은 만능 수비수였던 것이다. 이번 시즌 케이리그는 22세 이하 룰 규정이 생긴 이후로 각 팀을 대표하는 어린 유망주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그 들의 활약을 보는 것도 큰 재미인듯하다.

반면 전북의 경우에는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부분 전술들이 정말 보기 좋았다. 위에서 살짝 언급한 이유현의 왼쪽 돌파 장면은 이유현이 김승대에게 볼을 주고, 이를 김승대가 흘려줌으로써 만들어진, 고난이도의 부분전술이 성공한 케이스였다. 솔직히 이런 전술은 해외리그 팬이라면 알겠지만, 보르도 경기에서도 잘 나오지 않는 장면이었다. 전북은 대구의 강력한 수비에 대응하여 윙과 페널티 중앙에서 주고 받는 원투패스를 통해 공격을 전개했고, 대구는 이에 대해 공을 탈취하여 세징야를 비롯한 빠른 공격수들의 돌파와 크로스를 통한 김진혁의 헤더를 노리는 공격이었다. 그 들의 공격스타일은 달랐지만 확실한 것은 리그 초정상급 경기템포를 볼 수 있었고, 과거 롱볼, 수비축구로 일관하던 케이리그가 정말로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한 판이었다.



솔직히 시간이 많이 지난 경기였다. (4일전 경기) 하지만 이 리뷰를 너무 올리고 싶었다. 정말로 괜찮은 경기였고, 최소한 두 팀 모두 지금 당장 보르도랑 붙어도 이길 것 같은 기분이었기 때문이다(보르도 경기 본 사람들은 다 안다)

아무튼 결과는 대구의 1-0승리로 끝났다. 대구는 저번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둬서 연승행진은 끝이 났지만, 무패행진은 계속되어갔다. 그 것도 리그 1위의 전북을 이기고. 지금의 기세면 대구는 전북과 선두 다툼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듯 하다. 세징야 복귀 이후, 대구의 공격력은 훨씬 더 막강해졌고, 수비력은 이전부터 계속 좋은 폼을 유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과연 대구의 무패행진을 누가 막을 수 있을 것인가. 그 들의 돌풍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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