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살아도 잘 살고 싶다는 당당한 선언
남편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열심히 일해서 잘 버는 사람? 하나도 안 부러워. 로또 돼서 호의호식하는 사람이 제일 부러워."
나는 그 말 한마디에, '성실함을 미덕'으로 쌓아온 내 인생관이 바사삭 부서졌다.
"여보, 그래도 열심히 하면 뭐라도 되지 않을까?"
남편은 '그게 무슨 허튼소리냐?'는 표정으로 날 보며 말했다.
"열심히 해서 잘되면? 그건 당연한 거잖아. 근데 노력도 안 했는데 잘되면? 그럼 진짜 배 아프고 부럽지?"
잠시 숨을 고르더니 자기 말이 맞다는 듯이 결정타를 날렸다.
"대충 살아도 잘 사는 게, 세상에서 제일 멋진 거야."
나는 어이가 없어서 웃으며 말했다.
"근데, 열심히 안 하고 잘 살 확률이 얼마나 되냐고. 이 남편아."
남편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러니까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쟤는 왜 저렇게 사는 데 잘 살아?'하고 배 아파하지. "
너무 진지해서 웃겼다. 남편은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큰소리를 정성스럽게 치기 시작했다.
"난 그렇게 살 거야."
나는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그래 좋다. 당신이 그렇게 살면 나도 좋지. 나도 노력 안 해도 잘살고 싶다. "
나는 남편을 믿었다. 당신이 꼭 그렇게 될 거라고.
당신이 그렇게만 해준다면 당신을 모시고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