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야 예쁘다니까!"

사기결혼 아니냐는 논쟁

by 알쏭달쏭

"여보 나 앞머리 내리는 게 예뻐? 아니면 없는 게 예뻐?"


내 질문을 들은 남편은 '그게 무슨 질문이냐?'며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해도 예쁘진 않다는 무언의 대답을 하려는 듯 보였다.


"왜 선택지가 두 개뿐이지? "


나는 남편을 흘겨보았다.


"아니 어떤 게 더 낫냐고. 이 남편아."


남편은 잠시 고민하더니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여보는... 음 가려야 예뻐. 최대한 머리카락으로 좀 가려봐."


하... 역시.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순 없었다. 남편은 태생적으로 등짝 스매싱을 부르는 인간이었다.


"여보 아무리 그래도 와이프인데 맨날 놀리는 건 좀 너무한 거 아니야?"


내 표정을 슬쩍 살피더니 더 말을 이어갔다. '여기서 멈추면 지는 거지'라는 눈빛으로 뭔가 더 던질 게 없나 탐색하는 듯 보였다.


"근데 여보. 이 정도면은 사기결혼인 거 같아."


남편은 불길하게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여보가 옆머리로 볼 살을 가려서 얼굴이 작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까 이렇게 큰 대륙이 있을 줄은 몰랐잖아."


내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웃자 남편이 치명타를 날렸다.


"아무래도 혼인 취소소송을 걸어야 할 거 같아. 내가 결혼한 사람이 이 얼굴이 아니야. "


나도 질세라 맞받아 칠까 하다가 여기서 제일 웃기려면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짱구를 굴려보았다.


결국 나는....


"아 그건 인정. 내가 잘못한 거 맞음."


그렇게 우리는 하하하 호호호 웃으며 대화를 급하게 마무리하였다.


우리 집은 언제나 그렇다.

어떻게 하면 더 웃길지 빠른 두뇌회전을 해야 살아남는다.

수,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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