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셀프디스 개그에 배꼽 잡다
요새 뉴스만 들으면 금값이 하늘 모르고 치솟는다는 소식뿐이다. 그럴 때마다 내 마음속의 껄무새가 고개를 든다.
"그때 샀어야 했는데! 살걸! 껄껄"
결혼할 때의 일이었다. 남편에게 순금목걸이 10돈을 해주려고 했었다. 그런데 남편은 굳이 받지 않겠다고 했다. 당시에는 '검소한 사람이구나!'하고 기특하게 여겼지만, 지금 생각하면 후회가 밀려온다.
내 기억이 맞다면 2018년 당시 금 1돈의 시세는 대략 20만 원 선이었다. 만약 그때 금 10돈을 샀더라면, 200만 원으로 샀을 것이다. 지금 금값이 약 4배가량 올랐으니 그 목걸이는 800만 원이 되어있을 것이고, 600의 차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말해봤자 소용없는 껄무새의 가정이지만, 그 생각을 하니 속에서 천불이 났다. 순식간에 600만 원을 허공에 날린 기분이었다. '그때 받았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배가 아파서 견딜 수 없던 나는, 기어이 남편에게 따지듯 물었다.
"여보 결혼할 때 금목걸이 금 10돈 왜 안 받았어? 그거 받았으면 800만 원 넘었을 텐데! "
남편은 나의 흥분을 잠재우지도 않고, 특유의 태연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음.. 목이 없는데 목걸이를 어떻게 해?"
아! 나는 그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다. 살이 쪄서 목이 두툼해진 상태를 빗댄 셀프디스개그였다. 그래, 목이 없는 남편이라 내가 평소에도 "펠리컨 되려다 사람 되었냐?"라고 놀리곤 했는데, 그 사실을 잠시 간과하고 있었다. 심지어 20kg 이상 감량한 지금도 그 목은 쉽사리 생기지 않았다. 남편은 자신의 유머를 위해 기꺼이 셀프디스를 했다.
결국 나는 금목걸이 대신 금쪽같은 유머 감각을 가진 남편과 살고 있는 것으로 스스로 위안했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