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곡예사 - 폴 오스터
'내가 물 위를 처음 걸었던 것은 열두 살 때였다.'
책의 첫 문장은 강렬하다. 공중 부양하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인생을 정리하고 있는 나이에 노인 월터가 소년 시절부터 회상하며 자신에게 일어난 사건들을 자화상을 그리듯이 조심스레 펜 터치하고 있다.
1
12살의 꼬마 월터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날스의 열렬한 야구팬이자, 거리의 소년-거지를 말한다-과 같은 존재이다.
그에게는 매일 두들겨 패기만 하는 슬림 삼촌이 있지만, 별 다른 정이 없고, 후에는 복수 관계로 가는 대립구조를 나타낸다.
다시 거리의 소년은 예후디 사부의 눈에 띄어 같이 위치토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손가락이 잘릴정도로 매우 힘든 수련을 겪어 내고 공중부양에 성공하게 된다.
공중부양에 성공한 '원더보이 월터'는 조그마한 카운티에서 쇼를 시작하게 되고, 뉴욕, 시카고 등 대도시 순회도 시작하게 된다.
그때가 1928년이다.
2
한참 잘 나갈 즈음 중요한 공연 이후 월터는 구역질을 하게 될 정도의 두통으로 곤욕을 치른다.
공중부양에 따른 역효과였다.
이후 월터와 예후디 사부는 공중곡예를 그만 두기로 결정하고, 유명세를 이용하여 헐리우드로 진출하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동부에서 서부로 가는 길에-거의 캘리포니아에 다다를 즈음-월터의 삼촌 슬림 일당을 만나게 된다.
예후디 사부는 최후를 맞게 되고, 월터는 극적을 살아나게 된다.
어느 정도 벌어놓았던 2만 5천 불은 고스란히 슬림에게 넘어간다.
3
다시 거리의 소년이 된 월터는 방황을 한다.
그런 어느 날, 시카고에서 극적으로 슬림을 대적하게 된다.
권총과 독약으로 위협하여 슬림을 죽음으로 몰아간다.
이런 행동이 그의 보스 '빙고'의 눈에 띄게 되어 적당히 어둡고 화려한 세계로 들어간다.
월터 청년은 어느 정도 성공을 하여
시카고에서 제일 잘 나가는 클럽의 사장이 된다. 돈, 명예, 여자, 어느 것 하나 부러울 게 없는 사람이 된다.
그의 주요 고개 중 디지를 만난 건 대략 25살 정도이다.
그의 야구 스타일과 멋지게 은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유로 살인미수를 저지르게 된다.
4
월터는 빙고의 뒷거래로 감방에 가는 위기는 피했지만, 도피의 수단으로 군대에 자원하여 가게 된다. 2차 대전 즈음이었다.
이후 전역을 하여 처음 12살 거리의 소년이었던 시절처럼 바닥의 생활을 시작한다. 빵공장을 다니고, 결혼을 하게 되며 점차 안정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
그리고 노년이 되어 어린 시절, 청년시절과 장년시절을 회상하게 된다.
글의 원제는 Mr. Vertigo이다.
Vertigo(현기증, 어지러움)는 월터가 공중부양을 하며 겪는 고통이며
청년 사업가 월터의 나이트클럽 이름이기도 하다.
'위대한 게츠비'가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피츠제랄드의 글에서는 1900년대 초반의 미국 사회의 허무한 이면을 그리고 있다. 공중곡예사도 결국 성공한 공중곡예사, 사업가의 이면에 녹아있는 허무함을 나타내는 것 같다. 결국 월터롤리가 할아버지가 돼서 자신의 뒷모습을 회고하게 되는데, 옆집 꼬마 아이에게 농을 하는 정도로 사람들은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폴 오스터 작가의 글이라서 재미있기도 하겠지만, 역자도 독자의 신경을 집중시키는데 엄청난 역할을 했던 것 같다. 글을 간결하고 원글의 느낌이 있도록 잘 번역해 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종의 로드무비와 같은 형식을 띄고 있어서 월터롤리와 예후디 사부의 동선을 지도와 함께 보여줬으면 한국 독자에게 좀 더 다가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