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시적인 문장 쓰기 -③
한흑구 선생님의 『동해산문』 에는 수필의 정신에 대해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1. 먼저 수필은 시의 정신으로 창작되어야 할 것이다.
2. 시는 작자의 주관적인 직관력과 사색적인 인생철학에서 이루어지는 것과 같이,
수필도 작자의 주관적인 인생철학에서 이루어지는 하나의 산문적인 작품인 것이다.
3. 수필은 하나의 산문적인 정신으로 창작되어야 할 것이며, 줄이면 한 편의
시가 되어야 할 것이다.
4. 시에서 철학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것과 같이, 수필에서도 철학이 그 내용이 되어야 할 것이다.
5. 철학적인 아이디어가 없는 작품은 문학도, 음악도, 회화도 될 수 없을 것이고,
하나의 예술적 작품으로서 가치가 없을 것이다.
제 생각에 수필은
시의 서정, 소설의 서사와 구성을 빌려온 뒤에,
개인의 경험을 통한 자아 성찰과 깨달음으로 만들어지는
자신의 인생철학을 담은 문장으로 써야 한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나는 나무를 사랑한다.
아침에는 떠오르는 해를 온 얼굴에 맞으며, 동산 위에 홀로 서서,
성자인 양 조용히 머리를 수그리고 기도하는 나무.
낮에는 노래하는 새들을 품안에 품고, 잎마다 잎마다
햇볕과 속삭이는 성장(盛裝)한 여인과 같은 나무.
저녁에는 엷어가는 놀이 머리끝에 머물러 날아드는 새들과 돌아오는
목동들을 부르고 서 있는 사랑스러운 젊은 어머니와 같은 나무.
밤에는 잎마다 맑은 이슬을 머금고, 흘러가는 달빛과 별 밝은 밤을
이야기하고, 떨어지는 별똥들을 헤아리면서 한두 마디 역사의 기록을
암송하는 시인과 같은 나무.
-한흑구, ⌜나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