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여전사
피카소의 <아티초크를 든 여인>
날 선 각의 아티초크를 창으로 삼고
인디언 여전사처럼
선전 포고를 했다
으르렁
내 말 안 들으면 어찌 되는지 알지?
입술이 일그러진 험악한 표정에
집안은 온통
갈색 그늘 속으로
세 남자는 눈을 크게 뜨고
뒤에서 수근 수근
갱년기 하는 거래
이 년간의 내전 후
마침내 휴전 협정
겨우 소통을 하다
여성의 내면에
아니무스라는 남성성이 있대
긍정적인 요소로는
주도성, 추진력, 보호 본능
아티초크가 꽃을 피우면
연보라 꽃잎이 환상인 거 알아?
그리고 이제
내 남자는 내가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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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오순미 작가님의 8월 1일 브런치 발행글 <나의 아니무스>에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6월 말 쾰른의 루드비히 미술관을 방문했는데 돌아와 보니 서울에서도 한독 수교 140주년 기념으로 루드비히 미술관 컬렉션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피카소와 20세기 거장들' 마이아트 뮤지움, 8월 27일까지)
파블로 피카소 <아티초크를 든 여인> 캔버스에 유채, 1941년, 루드비히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