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엉성한 나무들을 지나
걷고 있는데
가볍게 스치는
라일락 향기
걸음을 멈춘다
향이 더욱 흠씬
고개를 들어 여기저기 살핀다
보이지 않는 주인공
수수께끼를 내는 것 같아
더 샅샅이 찾는다
먼발치 뒤에 서 있는 한그루
엷은 보라색
성글한 꽃망울로
분명 지나온 곳인데
왜 몰랐을까?
왜 여기서야
향기가 날까?
라일락은 참 이상도 해
다시 가던 길을 걷는다
옛 적에도
뒤늦게야 깨달은
어떤 사랑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