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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6 센터, '정원' 공존을 품다.
by
국모국경
Dec 24. 2024
2024년 12월 23일
드디어 세종시에도 <여성긴급전화 1366 센터>가 탄생했다
.
1366 센터란?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데이트 폭력, 디지털성폭력, 성희롱 등으로 긴급한 구조, 보호 또는 상담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센터로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등에 관한 법률 제4조'에 그 설치 근거를 두고 있다.
모든 탄생이 그러하듯
1366 센터 탄생 또한 그리 호락호락하진 않았다.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사용자 수요가 없다는 이유로
. 반대에 부딪히는 건 물론,
몇몇 사람들로부터는 설치하고자 하는 동기까지 음란한 씨를 품은 마냥 오해와 비난을 받아야 했다.
그렇게 지난 2년여 동안 아픔과 희망을 함께 품었다.
나는 투지에 불타는 투사적 기질도, 용기도 없는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포기'를 든든한 보험으로 삼아 오늘을 산다.
'하다가 안 되면 말지'하는 식이다. 힘을 빼면 편안해지고 즐길 수 있게 된다.
산을 오를 때도 '정상에 서자'를 맘먹지 않는다.
'힘들면 언제든 내려오자'로 시작한다.
그런 내게 나의 포기를 응원하는 눈치 빠른 친구가 있다.
"힘들면 우리 그만 내려갈까?" 친구는 나의 포기를 매번! 기꺼이! 새롭게! 응원한다.
그런데 이상한 건 포기하자는 말에 이음이 생긴다.
"응 조금만 더 가서 포기하자"
힘들어 죽을 상이었던 얼굴에 다시 생
기가 돌고 결국엔 정상에 도달하고야 만다.
매번 거짓말처럼 그랬다.
그렇게 나의 친구는 힘내라는 말 대신 그저
'
나와 같은 방향에 있어주는 것
'이 전부였다.
세종시에 1366 센터를 신설하는 일도 산을 오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겉으로는 설치의 당위성을 피력하며 이곳저곳 들쑤시면서 투사처럼 굴었지만
실상은 '포기'를 목구멍에 대기시켜 놓고 있었다.
이렇게 내가 성공 공식에 어긋나는 포기를 부담 없이 누리는 건
산을 오를 때처럼 같은 방향에서
'함께 해 줄 타인에 대한 믿음'이 내 안 깊숙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 시의원이 5분 발의로 나서주고, 기관과 시민이 필요성의 목소리를 더해 주고, 늦둥이 딸을 키운다는 아빠가 공감해 주었다. 그러니 내가 포기하든 안 하든 아무런 상관없이 세종시 1366 센터는 탄생하도록 예정되어 있었고 그날이 바로 오늘인 것이다.
1366은 1년 365일에 하루를 더한 정성이라는 의미에서 지어진 번호이다.
세상에서 나 혼자라고 느끼면 버거워진다. 그리고 그 무게가 감당을 넘어서면 삶을
포기하고도
싶어 진다.
자살을 선택해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떠밀려 선택하는 것이다.
포기하고 싶을 때 기꺼이 함께해 줄 1366에서 나의 무게를 덜기 바란다.
같은 방향에서 서서 함께해 줄 누군가의 정성이 거기에 있음을 가슴 깊숙이 믿어주길 바란다.
함께 공존하는 삶!
이건 세종대왕의 뜻을 품은 세종시의 사명이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사람의 '웃음꽃'을 가득 피우겠다는 '세종 정원 도시'가 추구하고자 하는 진정한 방향일터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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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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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급 엄마! 국가대표급 경찰!을 꿈꾸며 스스로에게 '국모국경'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나의 꿈에, 나의 별칭에, 남이야 의심하건 비웃건, 그것은 오로지 내 것이니. 또 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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