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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르클레어 Oct 04. 2024

메가 롤러코스터에 탑승했습니다.

환장의 콜라보가 덮쳤다.

세침검사 결과 암이며 수술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들었다.

‘암’이라는 결과를 예고편으로 봤기에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본편에서 제대로 듣게 되니 힘들었다.

의사는 “너무 우울해하지 마세요. 초기고 크기도 크지 않아서 반절제만 하면 될 것 같아요. “

‘그래. 긍정의 힘을 믿자.’


외과 진료실 앞 대기실 의자 초조하게 앉았다.

간호사는 내 이름이 불렀고 외과 진료실에 들어갔다.

외과 의사는 내분비내과에서 보낸 자료들을 보았다.

그리고 수술은 무조건 해야한다고 이야기하며 수술의 종류와 가격을 로봇처럼 설명했다.

“수술을 해야해요. 갑상선 암 수술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수술의 종류에 따라 가격도 달라져요.”

그 설명을 듣고있는데 괜히 서글퍼졌다.


아이를 위해서는 수술 날짜를 최대한 빨리 잡는게 좋을 것 같았다.

“선생님. 전 일반수술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다음 달부터 아이 학교 행사가 많아서 그런데 최대한 빨리 수술할 수 있을까요? “

의사는 내 이야기를 듣더니 옆에 의사에게 수술 스케줄을 물었다.

다행히 취소한 수술건이 있었고 그 시간이 내 수술 시간이 되었다.

수술 날짜가 잡혔다.

‘수술하면 괜찮아진다. 정신 차리자.’


“엄마 수술하고 올게. 아빠, 외할머니 말 잘 듣고 있어. 사랑해.”

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최대한 담담하고 담백하게 이야기했다.

코로나로 검사를 한 나와 보호자만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은 차갑다.

그 차가운 병원에 있으니 내 마음까지 차가워지는 것 같았다.


코로나로 보호자인 남편은 입원까지 도와주고 병실에서 나가야 했다.

“수술 잘하고 와. 별일 없을 거야. 괜찮아.”

코로나 검사결과지, 서류 접수하고 기다렸다.

“괜찮을 것 같아. 난 젊으니깐 회복도 빠를 거야. “

긍정의 힘의 모터를 계속해서 돌렸다.

모든 접수를 끝내고 나는 간호병동으로 입원했다.


환자복을 입고 1인실 창문을 쳐다보았다.

하늘은 파랗고 푸릇푸릇한 새싹이 돋아나고 있었다.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이 온다.

병원 밖에 사람들은 초봄의 온도를 향을 느끼고 있을 텐데 나는 초봄의 온도도 향도 느끼지 못했다.

여전히 어둡고 춥고 시린 겨울과 같았다.


“1인실 병실이라니. 아프고 나서 호사를 누리는군.”

계속 창밖을 보고 있으니 서글퍼졌다.


똑똑.

“환자분~내일 수술이어서 저녁부터 금식이에요. 물도 마시면 안 됩니다. 그리고 보호자는…”

간호사는 병실에 들어와 내일 있을 수술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내일이면 나는 수술대에 오른다.

다른 사람들은 수술실에 한 번도 가지않은 사람이 대부분인데, 난 위 혹 수술, 제왕절개에 이은 세번째 수술실이다.

나는 진짜 다이나믹한 삶을 살고 있다.


띠리링.

병실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날 위로해주려고 하나?’

차분하게 전화를 받았다.

“어~왜?”

“여보~큰일났어. 나랑 아이랑 코로나 확진됐어. 키트검사 결과 두줄이야. 병원에 가야 해.”

“뭐? 왜? 아이는 괜찮아? 이시간에 병원 하는 곳이 있어? 열은?”

“모르겠어. 11시까지 하는 곳이 용인에 있어서 다녀오려고. 내일 수술에 보호자로 어머님이 대신 가야 해.”

“알았어. 아이 열 확인하고 운전 조심해. 전화 줘”


나에게 암 수술이라는 큰 수술이 기다리고 있는데 남편과 아이는 코로나에 걸렸다.

“진짜 거지같네.”

쌍욕이 절로 나왔다.

왜 나만 항상 이러는 걸까?

롤러코스터를 탔는데 360도 회전과 90도 수직만 계속해서 있는 극악 수준의 롤러코스터에 타는 느낌이었다.

최악도 이런 최악이 없을 것이다.

나의 암수술과 남편과 아이의 코로나.

이 환장의 콜라보가 나에게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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