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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이 Jun 12. 2023

I do

단순한 일들을 한다

아이가 영국으로 가고 난 뒤 시시각각 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나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게 너무 힘들었다. 

괜찮다가 불안해지기도 하고, 깊게 고민을 하다가 또 괜찮아지기도 하고. 이렇게 안정적이지 않은 상태가 지속이 되면 나도 견디기 힘들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상적인 루틴 몇 가지를 정하고 번갈아가며 그 행위를 하다 보니 나름 의미 있게 시간을 쓰게 되고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것 같아 매일 하려고 노력한다. 한 가지 꼭 맘 속으로 지키는 것이 있다면 너무 애써서 열심히 하려고 하지 않으려 한다. 하면 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그냥 물 흐르듯 나를 맡기고 일상으로 스며들게끔 하고 있다. 주어진 대로 편안하게 받아들이니 심신이 안정되고 뭔가 할 일이 있으니 공허하거나 무료하지 않아 좋다.   


I read

책을 읽는다. 

나는 알지 못하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어렵고 궁금한 게 많은 편이라 책에서 답을 찾는 편이다. 요즘 자주 보는 책은 심리학, 청소년 상담, 뇌 과학 등 주로 아이와 관계된 책들이다. 이해하기 힘들었던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점점 더 알게 되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서 많이 읽으려고 노력한다. 도서관에서 서점에서 회사에서 집에서... 항상 책을 옆에 놓아둔다. 원하면 언제든 펼쳐볼 수 있도록. 아는 것이 힘이다. 

우리의 뇌는 사용할수록 강화되고 사용하지 않으면 약해진다고 한다.

책 읽는 게 처음엔 좀 어렵고 귀찮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든 듯했는데, 이제는 쉽고 돈도 많이 안 들고 시간도 잘 가며 한 권을 다 읽으면 뭔가 이룬듯한 뿌듯한 마음도 든다. 

지금은 책 읽는 것이 그다지 힘들지 않게 된 것 같아 신기하다. 

진짜 뇌는 사용할수록 강화되나 보다. 


I write

매일 100번 쓰기를 한다. 

100일 동안 100번 쓰면 원하는 것이 이뤄진다는 얘기를 듣고 시작했는데 벌써 1달이 넘었다.

하루에 한 페이지씩 30분 정도 이것저것 쓴다.

바라는 일들이 이뤄진 것처럼 적기도 하고, 희망하는 이야기도 적고, 긍정적이고 나 자신을 고무시키는 말도 적고, 마음에 새기고 싶은 얘기도 적고, 가까운 미래에 원하는 모습이 이뤄진 것처럼 쓴다.

쓰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다.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손으로 꼭꼭 눌러쓰는 게 더 효과가 있다고 하던데, 진짜 그런지 나 자신을 더 긍정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다. 

글씨를 안 쓰다가 쓰니까 이쁘게 써지지도 않고 손도 아프고 팔도 아프지만, 어느새 30장을 넘게 채운 노트를 보니 기분이 좋다. 최소한 100일은 채워보려 한다.


I walk

매일 걷는다.

하루에 만보가 목표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주변 산책길로 나선다. 

왕복 약 50분 정도 되는 거리인데 걷고 나면 에너지가 솟는 느낌이다. 집에 있으면 축 가라앉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데 걷고 오면 에너지가 충전이 되고 뭔가 더 하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몸을 움직이면 좋은 호르몬이 나오고 기분이 좋아진다는데 진짜 그런 것 같다.

집에 들어왔다가 나가려면 귀찮기도 하고 하루만 쉴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걷고 난 후의 상쾌함의 유혹이 아직은 더 큰듯하다. 살도 빠지고 건강도 챙기게 되겠지? 


I think

간간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다.

내가 살아온 길, 나에게 일어난 일, 아이에게 한 일, 앞으로 할 일.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또 아이의 엄마로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살아야 될지 등등... 만약 이런 힘든 시기가 없었으면 이런 자아성찰의 시간은 없었겠지? 이 또한 얼마나 좋은 기회인지 생각하게 되고 새기게 되고 그리고 긍정적으로 나아가자고 결론을 짓는다. 때때로 힘든 순간이 찾아오고 슬프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원망스럽고 억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얼굴에 의식적으로 미소를 띠며 긍정적인 에너지로 나를 무장하려고 노력한다. 유튜브에 얼마나 좋은 내용들이 많은지... 매일매일 힘들 받고 있다.  


I thank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그 주어진 것에 감사한다.

고통의 시기, 불안한 날들이지만 언젠가는 끝이 날 것이며 이 모든 건 나를 한층 더 발전시키기 위한 단단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인생은 원래 이런 것이고 괜찮다고, 곧 지나간다고, 행복은 곧 찾아온다고, 웃으며 지금을 되돌아볼 날이 머지않았다고 자기 암시를 하며 감사한 마음을 가지니 모든 것이 감사하고 감사하다.

이유 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단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더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 나에게 일어난 일들은 모두 감사한 일들이 되는 것이다. 

감사하다.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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