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무가 주제인 그림을 찾아서 2

반 고흐, 사이프러스

by 유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

나무를 그린 화가의 작품을 생각했을 때 제일 먼저 'The Starry Night'이 떠 오르긴 했었다. 1만 피스 퍼즐을 몇 달 동안 맞춘 적이 있어 아주 자세히 그 그림이 뇌리에 남아있다. 시커먼 불꽃같은 형태로 하늘로 뻗어 있는 것이 사이프러스 나무이다. 그의 그림에 이 이국적인 사이프러스 나무가 아주 많았던 것이 생각났다. 아니나 다를까 2023년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고흐의 시그티쳐 이미지가 된 사이프러스를 주제로 한 'Van Gogh's Cypresses'라는 전시가 열렸다. 해바라기가 고흐의 상징인 꽃처럼 사이프러스는 예술사에서 가장 유명한 나무이며 이에 초점을 맞춘 최초의 전시였다고 한다.


고흐는 1889년 아를에서 생레미로 넘어간 시기에 사이프러스 나무를 많이 그렸다. 가장 유명한 그림 중에 하나인 'The Starry Night'도 이때 그린 그림이다.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는 나무와 소용돌이치며 빛을 내고 있는 별들이 마치 살아 움직이듯 역동적이어서 뭔가 강렬한 힘이 느껴지면서도 그 움직임에 압도되어 뭔가 불안함을 느끼는 그림이었다.

사이프러스는 유럽에서 무덤 곁에 많이 심었으며 죽음과 불멸을 기원한다고 한다. 고흐가 이 그림을 그린 생레미 시기에 이미 정신적으로 굉장히 불안하여 병원에 여러 차례 입원하기를 반복했다고 하니 그의 상태가 고스란히 그림에 투영된 것이 아닐까? 그림에서 사이프러스 나무가 주는 불안함과 동시에 별들의 움직임에서 뭔가를 찾아 끊임없이 나아가려는 역동성이 보이는데 고흐의 삶에 대한 두려움과 그림에 대한 열망, 삶에 대한 의지가 동시에 반영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고흐는 살아생전 동생에게 그림 그리는 비용까지 받아서 생활을 했는데 그리기 전 습작을 하고 물감으로 칠하는 작업을 하였고 비슷한 작품을 여러 개 남겼다. 대가들도 한 번의 그림으로 단숨에 완벽해지는 게 아니라 같은 대상을 여러 번 그리면서 대상에 대한 이해와 해석을 자기만의 그림으로 표현하는 거라 생각하니 나도 그런 성실함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펜으로 그린 그림과 이후 완성된 그림을 비교해 보는 맛이 있다. 사이프러스가 들어간 그림들을 찾아보았다.


[고흐의 습작과 그림들]


[고흐 습작 따라 그리기]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나무가 주제인 그림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