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꾸는 남은 삶

by 풍뎅이

시간의 여유로움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한다.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주요한 과제다. 나에게 주어진 삶은 생물학적으로 길어봐야 30년 안팎이다. 그것도 별다른 질병이나 사고가 없이 건강하게 살았을 때 해당한다. 30년이 짧은 세월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삶이 그랬듯이 순식간에 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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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자연의 본성을 따르고, 나의 본성을 이해하며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의 본성은 별들과 생명체의 생성과 소멸이라는 큰 틀 속에서 움직인다. 이른바 자연법칙이다. 자연은 인간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자연의 한 귀퉁이에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체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모든 생명체는 태어나고 죽음이라는 과정을 겪는다. 생로병사는 인간뿐만 아니라 생명체가 떠안고 있는 실존적 숙명이다. 이를 이해하고 객관적 시각으로 대하려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내 눈앞에서 벌어질 객관적 현실세계에 대해서도 담담히 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발짝 물러서서 담대히 관조하려 한다. 결국 삶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문제다.

나의 본성을 이해하는 것은 자연의 그것을 이해하는 것보다 어렵다. 우선 나의 본성이 뭔지가 모호하다. 본성이라는 게 타고난 욕구나 기질 같은 것일텐데, 내가 살아가면서 그때그때 정해야 할 기준이 본성에 따른 것인지 태어난 뒤 얻은 그 무엇과 혼재된 결과물에 의한 것인지 알기가 어렵다. 습관도 제2의 본성이라 하지 않는가? 타고난 본성과 구분짓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사변적인 고민은 미뤄두고 그냥 편안하게 생각하면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내 마음 내키는대로 살아가는 삶'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의 삶의 태도는 여전히 가변적인 것이 된다. 결국 살아가면서 나의 본성을 좀 더 이해하고 삶의 태도를 수정해 가며 찬찬히 살펴봐야 할 부분으로 남는다.

앞으로 얼마를 살든 남은 삶을 끌고 가는 주체는 나다. 이런 나를 믿을 수 있는 것도 결국 나다. 나는 스스로를 신뢰해야 한다. 보다 자신감을 갖고 나를 바라봐야 한다. 나에 대한 겸손은 미덕이 아니다. 나를 믿고 앞으로 한 발짝 한 발짝씩 나아가야 한다. 현실에 충실하고 과거에 미련을 갖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 홀로 있는 시간에는 나 자신을 더 단단히 다듬어 가야 한다. 지금까지 해 왔듯이 운동하고 공부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근간으로 해야 한다. 이것은 또 하나의 다짐이며, 노후의 삶을 지탱하는 큰 힘이 될 것이다.

누구나 생을 마감하는 순간 지나온 삶이 주마등처럼 스친다고 한다. 생의 마지막에 그 짧은 순간에 떠오른 장면은 자신의 삶에서 가장 소중하고 행복한 순간일 것이다. 그 마지막 영상에 오를 수 있는 한 컷, 한 컷을 만들어 가는 삶. 그것이 내가 꿈꾸는 남은 삶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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