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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영 Oct 25. 2017

나와 세계

2017년 10월 25일, 아흔일곱 번째

나와 세계는 다르다.

우리는 나 아닌 모든 것을 세계라 부른다.

세계는 내가 아니므로 나와 같을 수 없다.

살아있음은 싸우는 일이다.


내가 죽거나 없어질 때에야 비로소

나는 세계와 하나가 된다.

그래서 그런 걸까, 세계는

나를 바꾸려 든다.

세계는 내게 그의 일부가 되라고

매일을 괴롭혔다.


나도 처음에는 맞서

세계를 바꾸려 들었다.

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미약한 힘이나마 주위의 것들 하나하나 바꾸며

내가 살아있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문득

내가 틀린 걸까,

거울을 보았다.

거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곳에는 세계만 공허하게 있었다.

살아있음은 싸우는 일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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