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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영 May 11. 2018

다시 권선징악, 그러나

2018년 5월 11일, 백아홉 번째


선보다 악이 쉬운 일이다.
내가 쓰레기요, 하는 사람은 결코 이길 수 없다.
세상은 강자의 놀이터고, 강자는 주로 악인이다.
목구멍에 풀칠이라도 하려면 위록지마의 마음으로 악을 칭송해야 한다.

그렇다면 선은 마냥 가치없는 것인가.
세상은 이미 모순으로 가득차 정의라는 개념이 의미를 잃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믿고 싶다.
악인에게서 승리하는 방법을 하나 알아낸 듯하기 때문이다.

내 친구는 잘 산다.
집안도 좋고 학벌도 좋다.
앞으로 더욱 성공할 게 뻔하다.
게다가 끊임없이 그 사실을 주위에 인정받고 싶어한다.
쉬지 않고 자기 삶을 말한다, 마치 인간이라면 마땅히 이렇게 살아야 하지 않느냐는 듯이.
괴롭고 괴롭고 괴롭다.

악인도 사람일 게다.
그를 괴롭게 만들어야 한다.
쉬지 않고 말해야 한다.
“너는 쓰레기야. 나는 이렇게 살고 있어. 인간이라면 마땅히 이렇게 살아야지. 너는 쓰레기야. 너는 정말로 쓰레기야.”
내가 이렇게 괴로운데, 악인도 당연히 괴롭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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