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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영 May 04. 2022

사람과 인간 사이

미국의 낙태 불법화에 즈음하여

미국에서 이미 합법인 임신중절수술이 불법으로   있다 한다.

그 핵심에 Roe v. Wade 사건이 있고, 연방대법원이 있다.


임신중절은 복잡한 문제다.

세포가 언제부터 생물이냐, 생물이 언제부터 인간이냐 하는 문제가 뒤얽혀있다. 신이 아닌 이상, 세포와 생물과 인간 사이에 간명히 선을 그을 수 있는 인간은 없다. 누가 정한 명령에 복종할 문제도 아니다. 수많은 의견들이 권력을 형성하고, 좌충우돌해서 형성된 '선'이 6개월이다. 임신 6개월까지는 임신중절, 그 이후부터는 살인. 아직도 그 선은 요동치고 있다.


인간이 다른 존재를 인간으로 인정하는 건 순전히 믿음의 문제다.

당장 주변만 봐도 인간 같지 않은 사람들이 몇 있으나 우리는 그와 함께 살고 있다. 때로는 반려동물에게 사람보다 더 깊은 유대를 느끼기도 한다. 세계는 믿음의 총체다. 그 믿음은 타인의 의견으로 지지된다. 인간 같지 않은 사람, 사람 같은 동물은 모두 그 세계 안에 산다. 내 믿음을 공고히 하기도, 후퇴시키기도 하는 의견 안에 우리가 산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믿는다. 임신을 중단하는(혹은 태아를 살해하는) 한 가지 행위에 두 가지 다른 시각이 가능하다. 그 두 가지 의견이 모두 반영되는 한, 모든 논쟁은 환영이다. 그 '선'이 어디냐, 3개월이냐, 6개월이냐, 출산 직전이냐?


그러나 한 가지 시각을 몰아내는 논의는 반대다. 산모의 신체에서 그의 자유를 배제할 수 없고, 임신중절에서 살인의 측면을 지울 수 없다. 하나의 사실에 하나의 진실만이 있는 경우는 신에게나 가능하다. 신은 모든 선을 지워버린다. 인간에게는 하나의 사실에 여러 의견이 수반된다. 그래서 인간과 인간 사이에는 언제나 선이 그어져 있다. 국회 앞에도 날마다 낙태 반대 시위를 이어가시는 분이 있다. 그는 언제나 신의 이름을 빌린다.


관련해, 좋은 글 공유한다.

그런데 무엇보다 내 눈길을 끈 대목은...

8. 이 사태의 교훈은 역시 선거에 '졌잘싸' 따위는 없고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온갖 단점이 뻔히 보여도 꾹 참고 트럼프를 찍어주는 쪽은 40년에 걸친 숙원을 이루었고, 부패한 힐러리 클린턴 따위는 안 찍는 고결하고 나약한 리버럴에게는 시련이 필요하다.


정치는 도덕이 아니다. 그렇다고 정치가 비도덕적이어야만 한다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인간이기에 그러하다.


https://www.facebook.com/100001644328756/posts/5320489271349164/?d=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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