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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수 Jun 24. 2021

은행 취업을 꿈꾸는 취준생들께

KB국민은행 200명 중 170명 IT.데이터 전문가 채용..


은행 취업은 많은 문과 취준생들의 로망이다.

1) 돈 많이 주고

2) 안정적이고

3) 인지도도 높아서. 등의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4) 많이 뽑아서. 즉 입사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일 것이다.


은행은 타 업종에 비해 전공무관 신입 채용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행원의 본질은 영업사원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반적으로 매년 은행 당 세자릿 수의 직원을 뽑아주니 대기업-중견기업에서 광탈한 문과 취준생들이 줄 지어 지원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런데 이 은행권 채용문이 닫히고 있다.(기사 참고) 최근 상반기 행원 채용을 시작한 KB국민은행이 채용 인원 200명 중 170명을 IT, 데이터 관련 인력으로 채용한다고 밝힌 것이다. 오랜만에 뜬 은행 채용 소식에 들뜬 취준생들에겐 절망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좀 되긴 했지만 2011년 내가 은행 입사하던 당시 동기가 220여명 정도였으나 그 중 IT인력은 다섯명이 채 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딱 10년만에 분위기가 이렇게 바뀐 것이다. 물론 KB국민은행은 하반기에 행원 채용을 해 왔으니 상반기 채용에 큰 의미를 두지 말자는 의견도 있다. 허나 상반기에 무려 200명을 뽑는데 하반기 대규모 행원 채용을 할 수 있을지? 만일 하더라도 행원 채용의 일부 TO를 잡아먹는 것이리라.


결국 은행 취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할 때이다. 여전히 일반기업에 비해 높은 연봉을 주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회사생활을 할 수 있는 직종임은 부정할 수 없다. 허나 미래는 불투명하다. 최근 은행 영업점에 언제 방문했는지 나는 기억도 안난다. 거의 모든 업무는 휴대폰 앱으로 가능하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대부분 은행들이 점포를 줄이고 있다. 얼마 전 신한은행이 올해 하반기에만 40개의 점포를 없앤다고 발표했다. 현재 점포수 850여개 기준으로 보면 하반기에만 5%정도 폐점하는 것이다. 영업점 근무인원을 10명 정도로 잡으면 400여명의 할 일이 줄어 드는 셈. 아울러 올해 역대 최초로 희망퇴직 신청을 2번이나 받은 은행도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은행에 지원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세상이 바뀌고 있다. 바뀌지 않는 것은 여러분이다. 취업 시장에서 도태되고 있다면 본인의 역량이 부족하거나 혹은 인식이 뒤처져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과거 경제개발계획이 시작된 이래 우리나라 농업은 줄곧 사양산업이었다. 주요 거점들에 공장들이 세워지고 많은 젊은이들이 농촌을 떠났다. 아울러 값싼 농산물들이 수입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업은 나라의 근본이다'라는 과거의 명제를 믿고 농촌을 지킨 수많은 이들은 어떻게 됐을까. 대부분은 과거의 영광을 그리며 경제적 어려움, 혹은 규모의 축소가 불가피했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역사의 출렁임도 당시를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평온한 일상이었을 지 모른다. 허나 역사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조금 긴 호흡으로 세상의 흐름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오해하지 말자. 은행이 사양산업이라는 말이 아니다. 우리는 망해도 은행은 망하지 않는다. 이전처럼 은행이 취업하기 상대적으로 '쉬운' 곳이 더이상 아님을 말하는 것이다. 은행이 이제 어떤 곳으로 변화하는지, 이에 따라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하는 지 생각하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유튜브 캐치티비에 놀러오시면 더 많은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아 옛날이여 -영화 '울프오브 월스트리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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