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미운 청개구리

Mbti에서 N과 T가 만나면

by 초이

얼마 전 어떤 글을 보았는데 MBTI 성향 중 N과 T를 가진 여성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을 적어보자는 글이었다. 그 글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다 내 얘기 같은 건 왜일까? 엄마의 유언만 제대로 지키던 청개구리 이야기가 남 일 같지 않았던 건 우연히 아니다. 나는 개구리는 싫어하지만, 청개구리한테 영혼을 점령당했다.




엄마는 어린이였던 나에게 여러 가지 잔소리를 했었다. 그중 정말 자주 듣던 말은 "그냥 네라고 하면 안 되겠니?"라는 핀잔이었다. 나는 누가 무엇을 시키든지 항상 그냥 하는 법이 없었다. 그 이유를 항상 물어보았다. "그걸 왜 해야 하나요? 그걸 왜 제가 해야 하죠? 하면 뭐가 좋나요?" 이 질문들에 대답을 해주지 않으면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 광경을 지켜보는 엄마는 나를 따로 불러 꾸짖기 바빴다. 그런데 어떡하란 말인가? 내가 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으니 하기 싫다고 말하지 않으면 나는 거짓말쟁이가 될 텐데, 그런 거짓말쟁이가 더 나쁜 것은 아닌가? 하지만 엄마의 구박과 소소한 폭력으로 인해 나는 하기 싫다고 대답해 놓고 행동은 하고 있는 이상한 모순쟁이가 되었다.






그리고 자주 듣던 말은 "그렇게 하면 누가 너를 좋아하냐"라는 형태의 비난이다. 우리 엄마는 알지 모르겠지만 사실 이런 말들은 나한테 그리 타격감이 없는 말이다. 이미 친구가 있기도 했고, 다행히 돈 앞에서는 청개구리를 잘 넣어두는 제법 융통성 있는 어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엄마는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샐까 나를 혼내곤 했다. 그럴 만도 한 게, 내가 청소를 하려고 준비하는 사이에 엄마가 청소하라고 잔소리를 하면 바로 청개구리가 튀어나와 안 한다고 도망 다녔다.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하면 공부하기가 싫었고, TV를 끄라고 하면 더 보고 싶었다. 그러니 엄마는 내가 밖에서도 이럴까 봐 걱정을 많이 했을 것이다.





추가로 "꼭 너 같은 애 낳아서 키워라"라는 덕담은 언제나 세트메뉴처럼 따라다녔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내가 나 같은 딸을 키울 거라 생각하면 사실 좀 피곤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내가 아이를 안 낳겠다고 결정한 건 정말 나 같은 애가 태어나서 나처럼 행동하면 어쩌나 싶어 도망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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