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에서의 3박 4일(4)

타이베이 여행기 그 마지막

by 초이

이 여행의 마지막 날이 왔다. 창문을 열었는데 날씨가 지나치게 화창해서 떠나고 싶지 않았다. 왜 항상 여행의 마지막을 이렇게 미련이 남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그 미련이 이 여행이 즐거웠다는 반증이 아니겠는가?

화창한 아침의 전경


비행기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아서 우리는 어제 계속 구경하던 우버로 배달을 시켜보기로 했다. 아침 메뉴로 유명한 또우장과 딴삥을 찾아 시켰다. 그렇게 시켜놓고 마지막으로 짐을 싸고 준비를 마쳤다. 이지카드를 박박 긁어 쓰기 위해 편의점을 가서 쇼핑을 하고, 커피를 샀다. 그렇게 다시 들어와 배달 음식과 함께 타이베이에서의 마지막 끼니를 먹었다. 저 멀리 용산사가 내려다 보이는 평범한 뷰에, 화창하고 맑은 날씨를 끼얹으니 한 편의 그림과 함께 식사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 데다가 배달 음식은 전부 성공적인 맛이었다. 또우장이 우리가 보던 그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맛있으니 됐다. 딴삥은 참치 딴삥과 베이컨 치즈 딴삥을 먹었는데 걱정하던 참치 딴삥이 훨씬 맛있어서 신기했다. 다음에 또 타이베이에 온다면 직접 가서 먹고 싶었다.

맛있었던 배달 조식


식사를 마치고 쉬다가 슬프지만 공항으로 출발하려고 택시를 탔다. 가는 길이 또 왜 이렇게 예쁜지 아쉬움을 뚝뚝 흘리며 다음에 또 대만을 오자는 다짐을 해댔다. 공항은 왜 이렇게 또 가까운 건지 금방 도착을 했다. 하지만 우리의 여행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우선 저가 항공을 타고 왔기 때문에 수화물 무게가 15kg을 넘으면 안 됐다. 그래서 저울을 찾아 무게부터 쟀는데, 19.4kg이라는 놀라운 숫자를 보았다. 아니 이런, 내가 손으로 들어보았을 때는 나름 번쩍 들렸었는데 왜 이렇게 무거워졌지? 차라리 수화물을 추가 구매하려고 검색을 해보니, 공동 운항은 그런 걸 구매할 수 없다고 떠서 포기하고 무게를 맞추기로 했다. 캐리어에서 누가 크래커를 하나씩 꺼내며 무게를 재고 약 4kg 정도를 빼서 따로 담았다. 그리고 무게를 재보니 15.9kg이 되었다. 기적같이 딱 맞춘 나 자신에게 무한 칭찬을 날렸다. 그렇게 수화물을 보내고 이지카드에 남은 200 TWD를 사용하기 위해 방앗간 가듯이 편의점에 갔다. 그리고 거기서 내 사랑 치아더 펑리수가 놓여있는 걸 보았다. 블로그에는 공항에 없다고 했는데 어쩜 이렇게 널려있는지 놀라울 뿐이었다. 그렇지만 이미 샀으니까 분노는 넣어두었다.

보부상 인간

이리저리 구경하니 요즘 뜨고 있는 소반 베이커리의 펑리수가 보였다. 그걸 돈을 딱 맞춰 구입하고 200 TWD를 탈탈 털고 진짜 비행기를 타러 들어갔다. 기내 수화물 검사를 하고 출국 심사까지 마치고 게이트에 가려는데 이상하게 뭔가 썰렁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작은 가방 하나와 큰 가방 하나, 그리고 추가된 약 4kg의 쇼핑백까지 도합 3개의 짐을 들고 있었는데 내 수중에 2개의 짐밖에 없었다. 3개의 바구니에 집어넣고 보냈지만 2개의 바구니에서만 내 짐을 찾고 당당하게 출국 심사를 마친 것이다. 너무 놀라고 당황해서 영어는 물론이고 우리나라 말로도 말이 나오지 못했다. 동공지진을 일으키다가 친구가 진정하고 승무원 출국 심사하시는 분께 물어보라고 해서 파파고를 열어서 중국어로 "제가 가방을 저 안에 두고 왔어요."라고 쳐서 보여 주었다. 그랬더니 여권을 맡기고 들어갔다 오라고 쿨하게 허락해 주었다. 그래서 짐검사를 하는 곳에 가니 내 가방을 손가락에 걸고 왜 놓고 갔냐는 듯 놀렸다. 그 놀림에 오히려 마음이 진정이 되었다. 축축하게 젖었던 등을 식히며 드디어 게이트로 이동했다. 사건 사고 하나 진하게 남기는 경험을 하게 되어 신기하고 재밌었다. 꽤나 많은 여행을 했지만 짐검사를 하고 짐을 두고 온 적은 난생처음 있는 일이라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았다.


안녕ㅠㅠ




짧은 비행을 마치고 드디어 서울에 내렸다. 캐리어를 찾고 꺼냈던 4kg을 다시 캐리어에 채워 넣고 각자 집으로 이동했다. 3박 4일을 같이 있고도 헤어질 때는 왠지 아쉬움이 남는다. 종종 여행을 같이 다녔었지만 단 둘이 여행한 것은 처음이었다. 갑자기 준비해서 가게 된 여행이었고, 너무나도 바쁜 일상에서 준비하느라 평탄하게 갈 수 있을지가 최대 난제였지만 결국 이렇게 다녀오고야 말았다. 여행 준비 과정에서는 준비하느라 설레고 여행 중에는 크고 작은 사건 때문에 웃느라 행복했고, 다녀오고 나서는 그 추억을 오래오래 나누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친구와 함께 하는 이 여행이 참 좋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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