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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슝 여행기(2)-1

샹견니 투어

by 초이

가오슝역 > 타이난역 > 32레코드 > 도소월 > Bo Ge 버블티 >?


가오슝을 오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대만의 유명한 드라마 샹견니의 촬영 장소인 타이난과 가까운 여행지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타이난에 가서 샹견니에 나온 장소를 구경하기로 했다. 극 중 배우들이 입던 교복이 하얀 셔츠에 검정 하의여서 그 착장에서 따와 옷을 맞춰 입고 출발했다.

가오슝에서 타이난까지는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어젯밤에 발견한 여주차를 사들고 기차를 타러 갔다. 이지카드는 모든 편의점에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루에 편의점 두 번 이상 방문은 국룰이다. 사랑해요. 이지카드.


기차를 타고 풍경을 보고 싶었지만 옆자리 아저씨가 내가 창만 내다보면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바람에 마음껏 내다보지 못했다. 그냥 찍었던 사진을 구경하고 핸드폰을 잠깐 하니 타이난에 도착했다. 쨍쨍한 태양이 내리자마자 우리를 강타했다. 우리의 소울메이트 우버를 켜 택시에 탔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시원한 장소는 택시였다. 최고의 발명품 에어컨을 개발한 분께 마음으로 엄청난 찬사를 보내본다.

32레코드 앞에 내렸다. 이 가게는 문이 닫힌 빈 곳이라 관광객들 뿐이었다. 앞에서 사진도 안 찍고 대화하며 서있는 관광객들이 나오길 기다렸다. 왜 사진을 안 찍고 서있지? 하며 투덜거리며 줄을 기다렸다. 셀카봉이 없던 우리는 팔을 쭉 뻗어 사진을 찍었다. 아까 왜 비키지 않냐고 원망했던 대만 사람이 한국말로 사진 찍어주겠다고 말을 건네어왔다. 그렇게 투덜거린 나 자신에게 민망해진다. 심지어 사진도 매우 잘 찍어줘서 고맙고 미안해진다. 친절한 대만 사람들. 그리고 생각보다 뭐가 없는 32레코드. 그 장소에 카페를 차려 한탕 벌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밥 먹으러 이동했다.

도소월에 도착하니 웨이팅이 있었다.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아서 메뉴를 고르고 기다렸다. 입장을 안내해 주는 직원이 일을 잘해서 지켜보는 멋이 있었다. 배가 고프고 더워서 죽어가기 직전에 드디어 들어오라는 그의 부름 소리에 쪼르르 들어갔다. 메뉴를 주문하고 보니 그 직원은 1-2층을 오가면서 바쁘게 일을 했다. 그의 빠릿빠릿한 움직임에 그저 감탄 뿐이었다. 도소월에서는 다양한 메뉴를 시켰는데 가장 맛있는 메뉴는 두부튀김이었다. 겉면은 얇은 튀김에 안쪽은 보드라운 순두부 식감이 그대로 있어 바삭하고 탱글 했다. 위에 뿌려진 간장 소스와 가다랑포는 풍미를 더해줬다. 맛있어서 한 접시 추가를 했다. 옆 테이블에는 현지인 가족이 앉아있었는데 관광객인 우리와 모든 메뉴가 달랐다. 그런데 단 한 가지 두부튀김은 그들도 먹고 있어서 여러모로 대단한 메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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