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게 된 지 약 30년 만에 가게 된 여행
자매로 태어나서 싸우기 바빴던 우리 자매는 코로나를 시작으로 점차 사이가 좋아지게 되었다. 가끔 자매와 여행 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어떻게 자매랑 여행을…?’ 이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내가 동생과 여행을 가게 되었다. 비교적 자주 해외에 나가던 나와는 달리 동생은 코로나 이전에 가족 여행으로 다녀오고 나서는 해외에 여행을 가보지 않았다. 나에 비하면 크게 관심이 없는 편이기도 했다. 그러던 동생이 큰맘 먹고 가보고 싶다고 하자마자 홍콩, 방콕, 치앙마이 등을 들이밀었다. 휴가가 별로 없는 나 때문에 연휴를 껴서 가야 했기에 비싸서 망설이는 동생을 외면하고 비행기부터 냅다 끊었다. 그렇게 우리는 방콕을 가게 되었다.
연휴라 비행기 가격은 2배였고, LCC마저도 비쌌다. 심지어 이전 여행에 터뷸런스와 수화물 무게 제한 등으로 저가 항공을 타고 싶지 않았던 나는 타이항공을 예약해 버렸다. 동생이 생각하던 금액을 훌쩍 넘겨서 해외여행에 대한 면역이 없는 동생은 금액에 대한 두려움으로 망설이기 시작했다. 나름대로 합리적인 설득 끝에 내가 더 내주겠다는 강요로 그 망설임을 물리치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숙소까지 예약해 버렸다. 나의 여행 메이트인 친구는 본인은 가지도 않는 이 여행에 자신이 일정을 짜주겠다는 멋진 제안을 했고 게으른 J형인 나는 여행플래너 P형 친구에게 냅다 맡겼다. 그렇게 여행 계획까지 순조롭게 짜게 되었다. 그 사이 동생은 방콕에 관한 온갖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면서 두려움이 기대감으로 바뀌어 가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