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잘 할거야
서우봉을 오르다 만난 억새꽃이 늦은 오후에 빛난다. 충분히 익은 씨앗들이 하얀 수염처럼 늘어진다. 떠나기를 주저하는 씨들을 여전히 품고 있는 꽃대. 물기가 다 빠졌어도 무게를 견디고 있다. 센 바람이 부는 날에서야 미지의 땅을 개척할 것이다. 충분히 억센 유전자를 지녔으니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 땅에만 닿으면 그다음은.
<섬, 사람> 출간작가
제주의 풀, 꽃, 나무를 소재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내밀한 세계와 삶을 내용으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