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의 고향
섬휘파람새는 새싹이 돋아나는 소식을 들었을까. 포근한 동남풍이 길 떠남을 알아차리고 나래를 폈을까. 설레는 눈망울로 바다를 내려 보고 있을까.
빈 둥지는 차가운 침묵의 밤을 견디고 작은 새의 온기를 기다리는데. 버림받은 기억은 녹는 눈 속에 두었는데. 매화꽃 소식에 다시 오실 주인을 기다리는데.
맑은 하늘에 난데없이 빗방울 떨어지네. 애써 말린 둥지 다시 젖을까 수심이 깊어지네. 낙엽이라도 모아서 지붕 삼으면 돌아 올 내 님이 좋아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