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에서 한라산을 보면 여인이 누워있는 모습이다. 턱과 코와 눈두덩이와 이마가 뚜렷하다. 꽃소식이 연이어 들리는데 능선은 눈과 구름이 머물고 있다. 높은 산은 겨울이 좋은가보다. 깊은 잠에 취한 듯이 고요하다. 어떤 소란도 들리지 않나 보다. 귓속에 이명도 없이 잘도 잔다. 고단한 하루 해가 떨어지듯 지친 머리를 누였다.
<섬, 사람> 출간작가
제주의 풀, 꽃, 나무를 소재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내밀한 세계와 삶을 내용으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