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는 꽃을 붙잡았나
유난스러운 꽃샘추위에 꽃들이 오래 피고 있다. 예년보다 며칠 더 피어있는 건 분명하다. 벌써 떨어졌어야 하는데,
육지에 벚꽃 소식이 들리면 제주는 이미 지는 게 보통인데 꽃이 박제된 듯이 피어있다. 건조한 일기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벚꽃만이 아니다. 완연한 봄에 피는 복사꽃은 벚꽃보다 개화일이 더 짧은데 이 봄은 일주일이 넘도록 그대로다. 개나리도 늦잠 자다가 벚꽃과 함께 피더니 아직도 피었다. 사과꽃도 보춘화도 그렇다. 동백꽃도 여전하다. 꽃동산을 만들어 준, 긴 꽃샘추위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