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
한국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첫인상은 콩이었다. 심지도 않은 콩이 왠 일? 잘 키워 수확할 상상에 미소가 듬뿍 피었다. 기대는 몇 주만에 의문에서 상심으로 변했다. 콩과의 여러해살이 넝쿨식물이다. 가까운 곳에 모주가 있을 터이다. 정원 곳곳에 무수히 싹이 돋는 걸 보면 바로 뽑아 버린다. 어린순은 살짝 당기면 순순히 뽑힌다. 손가락 힘을 세게 하면 줄기가 끊어져 싹이 다시 난다. 뿌리까지 뽑으려면 살며시 뽑아야 한다. 아시다시피 칡을 내버려 두면 뿌리가 땅 속 깊숙이 내리고, 줄기를 뻗으며, 줄기가 땅에 닿는 곳에 뿌리를 새로 내린다. 왕성한 번식과 빠른 생장으로 나무들을 뒤덮어 고사시킨다. 이미 자리 잡은 칡은 줄기를 자르고 제초제 농약을 발라 잡는다.
어린싹은 성체와 다른 모양이어서 어떤 식물인지 알기 어렵다. 수년에 걸쳐 자라는 생태적 성질을 알아야 판별할 수 있다. 싹만 보고 알려면 식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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