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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에 더욱 강해진다

개망초

by 시인의 정원

전국의 산과 들, 밭에 물속만 아니면 자라는 번식력 왕성한 식물이다. 휴경지에 가장 먼저 우점하여 흐드러지게 핀 하얀 꽃밭은 들꽃의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준다. 단, 밭이나 정원에서는 환영받지 못한다. 계란꽃이란 별명을 가진 이 식물은 북미 원산의 귀화식물이다. 19세기말 일본을 거쳐 입국한 것으로 여겨진다(정확한 기록은 못 찾음). 어린순은 나물로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잔디밭에 솟은 외줄기와 다줄기가 눈에 들어왔다. 외줄기는 꺾인 적 없는 개체이다. 뿌리로부터 다줄기로 자란 개체는 줄기가 싹둑 잘리고 다시 여러 개의 줄기가 돋아난 것이다. 밑동에 상흔을 가진 다줄기는 뿌리도 외줄기 보다 두껍고 세근이 많으며 깊이 박혀서 외줄기 보다 뽑기가 어렵다.


뿌리만 남고 몸체를 전부 잃은 개체는 생의 의지를 더욱 불태웠을 것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가지를 내고 뿌리는 양분을 찾아 땅속을 더 깊이 더듬었을 것이다. 다줄기 개망초는 생존의 위기에 맞서 포기하지 않고 맞서 싸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다줄기 너는 참 뽑기도 힘들구나."

고난은 너를 무너뜨릴 수 없다.

당신이 허락하지 않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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