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판서스
남아프리카산 여름 꽃이다. 계절이 뒤바뀐 곳에 멀리도 왔다. 봄꽃에 어울릴만한 연보라색이다. 강렬한 태양 빛을 받아도 예외는 있다. 성인 무릎 높이만큼 대궁을 올려 꽃송이들이 달렸다. 잎새도 상사화를 닮았다. 꽃과 잎사귀가 함께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지닌다. 꽃말은 사랑의 방문, 사랑의 편지, 사랑의 소식이다. 사랑하는 연인의 전설이라도 담긴 양 온통 사랑빛이 곱게 물들었다. 뜨겁게 달궈진 도로가에 연보라 꽃송이들이 역설적이다.
잡초들도 헐떡이는 열기 속에서 고은 빛만 드러낸다. 화려하거나 짙은 갈망은 속으로 삼킨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