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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의 추억

엄마의 밥상

by 시인의 정원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이다. 반딧불이 한 마리가 가까이 날아왔다. 정원 연못에서 탈피했을 그는 외로운 밤을 홀로 서성인다. 어둠 속에 빛 한 점 수놓는 그가 반갑다.


산기슭 상엿집 주변에 푸른빛이 떠돌면, "도깨비 불이다" 소리치는 통에 아이들은 제각기 집으로 줄행랑쳤다. 숨차 오른 아이가 문고리 걸어 잠근 시골집에는 엄마가 밥상 차려놓고 기다렸다.


"어디서 놀다가 이제 왔니?"

"문은 왜 잠가?"

"..."

"어서 밥 먹어라"


밥상 앞에 앉던 그날들이 어제처럼 선명하다.


아이가 철들고 나니

엄마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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