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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불이 피었다

목화꽃 피는 가을날

by 시인의 정원

두툼한 이불에 넣던 눈송이


혼수 이불 하나에

늘어난 식구들까지

포근히 덮어주던 솜은

뒤척이던 잠버릇에 사라지고


꽃이불속에서 단 꿈 꾸던

어린아이

마당가에 살포시 피었다


저물지 않던 여름의 구월

고개 갸우뚱하던 날들


시월은 온다

오는구나


하루를 살아내고

허리 펴는 농부의 저녁에

따스한 솜이불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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