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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의 가을

목련 번식법

by 시인의 정원

목련나무를 번식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씨파종을 해서 발아시키는 방법과 삽목법이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 삽목법이 쉽다고 하나 시도한 것만 나오고 성공한 것은 잘 안 보인다. 몇 번 삽목을 시도했는데 한 번도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다 말라버렸다. 봄에 꽃이 예쁜 황목련과 별목련의 가지치기를 하면서 버려지는 가지들이 아까워 이십여 개를 삽목 했다. 가을이 되자 한 개의 삽수가 녹색을 잃지 않고 잎새를 달고 있었다. 살았나 캐보니 뿌리가 나 있었다. 조심스럽게 작은 포트에 옮겨 심었다. 개만 성공했어도 이게 어딘가? 황목련인지 별목련인지 꽃을 보기 전에는 구분이 안간다. 꽃이 피기까지는 최소 3년에서 5년은 족히 걸릴 것이다. 씨파종으로는 개화까지 10년 이상이 걸린다. 화훼시장에서 파는 모종들은 꽃을 바로 볼 수 있도록 접목한 것들이다.


"수년 동안 어떻게 기다리나?"

"사고말지."


식물집사들은 안다. 씨 뿌리고 싹이 돋고 자라나는 것을 보는 기쁨을. 세월은 잡히지도 않고, 제 혼자 알아서 가니 그 사이에 좋아하는 목련 한 그루 끼워놓고 지켜보는 재미를 갖아 봄이 어떨까. 꽃피는 시기가 삼 사일에 불과하여 더 귀한 꽃이다. 목련 꽃봉오리는 가을에 이미 준비를 마친다. 그리고 지난한 겨울의 긴 밤들을 지새우며 기다린다. 단, 사흘만 피어도 충분히, 가슴 뻐근한 봄의 상징으로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안개비 나리는 날에

목련꽃을 보았는가


그대는

오지 않을 것만 같던 봄을

갈바람 억새꽃 손짓 할 무렵부터 바라보았다


하얀 눈에 덮이던 믿음과

나목들 사이로 비껴가는 찬바람에 쓸려

가는 희망 한 줌 움키고


얼음장 어둠 속을 버티어낸

저 고운 빛깔의

순수


탐심조차 잊어버린 고요

환희의 눈물 한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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