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물길 Jul 21. 2022

하얀 나비

하얀 별에서 오셨나요  

    

깨끗하고 청명한 날

달빛, 별빛 타고 오시지   

   

오늘처럼,

천둥치고 소낙비 내리는 날에

이렇게 급하게 오신 걸 보니

혹, 저에게 생길 나쁜 일을

막아주려 오셨나요     

 

한쪽  날개가 불편한 것 보니

옛날 보리타작 도리깨질에

다치신 오른손이 분명한데

      

어찌 처마 밑에서

휘돌고만 계십니까     


저의 어깨에 오십시오

한 번도 내어주지 못한

부끄러운 이 어깨에  

    

잠시 쉬시면

먹구름 물러가고

고운 햇빛이

꽃 길을 만들어 주실 것입니다

     

지금도 목련의 꽃잎처럼

하얀 치마를 좋아하십니까   


그립고,

보고 싶은

나의 어머니

   

                                        [머나먼 길: 영광(2016)]

작가의 이전글 매미의 탄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