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기획자의 퇴사 준비: 아무 계획 없이 떠나기

그냥 퇴사하는 게 뭐 어때서.

by 땅콩선배

브런치에 마지막 글을 쓴 지 2년 3개월이 다 되어간다.
그 말은 곧,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일한 지도 3년이 흘렀다는 뜻이다.


사실 3년 동안 여러 번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업무를 하면서 느낀 점, 서비스 기획자로서의 성장 과정, 그리고 시행착오들까지.
나름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남기고 싶었지만, 매번 고민만 하다 멈춰버렸다.

심지어 초안까지 썼다가 지운 글도 많다.


왜냐하면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온전한 상태가 아닌데, 과연 누구에게 내 경험을 공유할 수 있을까?"

"스스로조차 확신이 없는 이야기를 남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그럴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글을 남기는 대신, 그냥 묵묵히 하루하루를 보내왔다.


그런데 지금, 나는 퇴사를 준비하고 있다.
입사할 때 ‘여기서 3년은 다닐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그 시간이 이제 정말로 끝나가고 있다.


퇴사를 준비하면서 깨달은 것들

퇴사를 앞두고 돌이켜보니, 하나 분명한 사실이 있다.
이 세상에 온전한 사람은 없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내가 부족해서, 경험이 없어서, 더 배우고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을 하면서, 그리고 동료들을 보면서 깨달았다.


누구나 부족하고, 누구나 실수를 한다.
완벽한 사람은 없고, 결국 실수를 하면서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산다.
더 배우고, 더 경험하고, 더 준비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그런 마음만으로는 결국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다.

나도 그랬다.


더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이직을 미루고, 퇴사 결정을 주저하고, 글을 쓰는 것도 망설였다.

그런데 결국, 나는 지금 ‘이직 계획 없이’ 퇴사를 결정했다.


계획 없는 퇴사, 그 이유

퇴사를 준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내게 물었다.
"어느 회사로 이직해?"
"다음 직장은 정해졌어?"


그때마다 나는 대답했다.
"아니, 아직. 그냥 일단 퇴사 먼저 하려고."


이 말을 하면 사람들은 놀란다.
퇴사 전에 새로운 직장을 정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지금 경기가 안 좋은데 당연히 이직처를 구하고 퇴사하는 게 당연한 게 아니냐는 이유 때문이다.

또, 내 나이가 적지 않다는 이유로 당연히 이직처를 구하고 퇴사하는 게 안전한 게 아니냐는 이유 때문이다.

물론 나는 책임질 가정이 없다. 하지만 나는 고정된 지출이 있다.

뭐가 됐든 고정된 소득이 없다는 것은 굉장히 불안정한 결정이기는 하다.

처음엔 당연히 이직을 준비할 것을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

회사를 옮기기 전에 일단 멈추고 싶었다.
바쁘게 달려오면서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커리어를 만들고 싶은지 깊이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


퇴사는 단순히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다.
내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조급하게 다음 회사를 결정하지 않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앞으로 풀어나갈 이야기

이 글을 시작으로 앞으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들을 풀어볼까 한다.

내가 어떤 회사에서, 어떤 서비스를 기획했는지

3년 동안 무엇을 배웠고,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서비스 기획자로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들

그리고 왜 결국 퇴사를 결심했는지


나는 아직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이 글도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내 생각과 경험을 솔직하게 기록하고 싶다.

이 글이 나처럼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 역시 이 글을 쓰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리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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