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면 복이 와요’는 옛말. 참지마세요! (1)

일곱 번째 인터뷰 : 오승연 [동업 실패기] #1

by failit

*했다, 실패 매거진은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실패담을 듣고 이야기 나누는 인터뷰 형식의 글입니다. 성공 이야기를 다루지 않습니다.



'친구와 동업을 하지 말라, 가족과 돈거래는 안된다.' 흔히 많이 듣는 말이다. 그래도 우리는 도전하게 마련이다. 내게는 그런 이야기들이 해당 상황 없다면서 말이다.

'왜 알고 있는 사람들과 동업을 하면 안 되고, 돈거래를 하면 안 되지?' 궁금한 사람들은 아래 승연 님과의 인터뷰를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1장. '좋은 게 좋은 거지'는 없어요.

Q. 당신은 누구인가요?
이름: 오승연 / 나이: 26 / 사는 곳: 망원


Q. 어떤 실패를 하셨나요?

간단히 말해서 지인이랑 동업하다 실패한 이야기예요.


Q. 어떤 게 힘드셨어요?

처음에 사업을 시작하면 에너지가 진짜 좋아요. '좋은 게 좋다'는 생각에 좀 안일하게 접근했던 것 같아요. 사업을 키우고 생각하는 게 마냥 행복했어요. 그러다 보면 불편한 이야기를 안 하게 되더라고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서 동업이 끝날 것도 함께 고민해야 하는데 좋은 쪽만 봤어요.


최악을 생각하지 않은 게 최악을 만들어 낸 것 같아요.

Q. 어떤 사업이었나요?

제가 지금도 하고 있어서 조심스럽긴 한데, 소셜커머스에 전자기기 리퍼한 제품을 판매 중이에요. 동업자는 제가 거래하던 물건을 사 오던 곳 중 하나였어요. 서로 이득이라 생각했죠. 중간 마진도 사라지고 사업도 확장되는 것 같고요. 솔직히 매출만 보면 진짜 플러스였죠


Q. 어디서 문제가 생겼나요?
불편함이 생긴 곳은 ‘인사’ 관리에서였어요. 각자 자기마다 운영 방식이 다 다른데 상세한 논의 없이 합치다 보니 생각하는 사업방식 구조가 조금 다르더라고요. 특히 경영마인드에서 다르다는 것을 느꼈어요.

게다가 저는 나이가 어리다 보니 은근 무시 아닌 무시를 당했고요. 파트너로서 존중받기보다는, ‘너는 배우러 온 거니까 내가 이것저것 많이 알려줄게~’라는 태도로 저를 대하셨죠. 저는 수평적인 의사 표현을 추구했는데 그분은 반대였어요.

수평적인 의사소통은 어려운 것일까?

Q. 수직적이었나요?

네, 맞습니다. 직원들을 휘어잡는 스타일이었어요. 아르바이트하는 친구가 이제 갓 스무 살이었는데, 그 어린 친구를 앉혀놓고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나는 무서운 사람이다. 조심해라.’며 나무랐어요.


Q. 해결하려고는 시도해 보지 않으셨어요?
이게 참 어려운 부분이, 그러다가도 제가 좀 심하신 거 아닌가요? 하고 에둘러 말하면 ‘미안하다.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란 말로는 하는데 행동은 변하지 않더라고요.


나중에는 초창기 제 직원들한테까지 신뢰를 잃게 되는 결과가 생겼어요. 제가 경영자로서 그분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그분이 직원 대하는 방식을 우리 직원에게도 하는 것을 참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Q. 처음에 운영, 매출 이런 쪽을 어떻게 정리하고 시작하셨던 건가요?

정말 너무 간단하게 정리되어서 말할 거리도 없어요. ‘일해 보며 맞춰 가는 거지.’ 라며 쉽게 생각했거든요. 동업 결정한 지 1-2주 만에 바로 사무실을 합치고, 직원수가 3배로 갑자기 뛰었는데 역할분담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았던 거죠.


Q. 그래도 초반에 이야기하신 부분이 있을 텐데 어떻게 역할을 나눴었나요?

-동업자: 회계, 매입담당
-승연: 온라인 판매, 사이트 관리 등 온라인 관련 일체



Q. 이야기로 봤을 때는 엄청 큰 문제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데 가장 힘든 게 무엇이었나요?

서로가 서로의 영역이 있잖아요. 각자 맡은 바 열심히 하면 되지 라고 생각했는데 동업자는 생각이 달랐나 봐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의 충성스러운 부하직원을 온라인 쪽에 스파이로 심어 놓았더라고요. 조금만 문제가 있으면 일일이 보고가 되고 있었는데 그걸 몰랐던 거죠.


동업자분이 나이도 많고 먼저 회사를 세운 경험이 있으니깐, 그걸 빌미로 저를 압박했어요. 저를 마치 직원처럼 대하기 시작하더라고요. 나중에는 동업자 분은 영업 핑계를 대면서 출근도 제대로 안 하고, 매입하러 간다고 해놓고 술만 마시고, 돈은 또 회사 돈으로 처리하시고요.


Q. 어떻게 보면 역할분담은 되어 있었는데, 불평, 불만이 잘 정리가 안된 것 같네요?
네, 맞아요. 일은 분담이 되었는데, 회사 관리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한 적이 없어요.


Q. 역할이라는 단어가 모호한데, 승연 님이 생각하는 역할분담 어떤 걸 까요?

경영관리 쪽 역할을 분담이 안되었고, 일 분배는 확실했어요. 회사 관리 부분이 비어 있었어요.


Q. 앞서 인사관리 부분에서 의사소통이 잘 안되었다고 하셨는데, 예를 들어주실 수 있나요?
채용, 보상 기준, 출퇴근 시간, 업무 방식, 직원 복지 그런 세세한 것들이 완벽히 다 달랐어요. 예를 들어 동업자랑 일했던 직원들이 사용하는 의자가 8-9년 지나고 너무 낡아서, 제 회사 직원들 의자만 바꿔주기 뭐해서, 제가 전체 직원들 의자를 다 변경했어요.


HR의 중요성

그랬더니 회사 돈을 함부로 썼다고 동업자는 화를 냈죠. 저는 직원들이 우리 회사를 같이 함께 만들어 가기 때문에 의자 쓰는 돈이 아깝지 않고, 그는 술자리의 영업이 중요하기에 술 마시는 돈이 아깝지 않은 인물이었던 거죠.

Q. 그 상황에서도 계속 참았나요?

막상 이야기를 하면, 서로 웃으며 이야기하는데 돌아서면 하나도 바뀌는 게 없었어요.


Q. 불편함을 언제 이야기했어요?

동업한 지 6개월 정도 지나서 좀 늦게 이야기했어요. ‘참다가. 괜찮아지겠지’ 쉽게 생각한 부분이 있었죠. 이야기를 잘 안 했어요. 돌이켜보면 피하기만 했던 것 같아요. 문제를 직시하지 못하고요.


Q. 처음으로 돌아가면 이야기를 하실 것 같나요?

수익 5:5 나누자 이야기하고 바로 동업했는데, 처음으로 돌아가면 수입, 지출, 경영관리, 회계 등등 계약서를 명확히 쓸 거예요. ‘아니야, 괜찮아’를 반복하다가 저만 기존 직원들 신뢰까지 잃었어요. 그게 참 많이 속상해요.

분배, 인사관리, 지출, 평가 기준 등을 정확하고 세세하게 하나씩 다 따지고 들어갈 것에요. 회사는 직원들 없이 돌아가지 않는데 직원들 관리에서 직원들이 더 힘들었을 것 같아요. 누구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니깐요.


Q. 처음에 그렇게 하지 않았던 이유는 싫은 소리를 하기 싫은 불편함 때문이었나요?
사실, 이런 일을 겪을 줄을 몰랐어요. 긍정적으로만 생각했어요. 아예 이런 불편이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하지 못했죠. 초반부터 초치는 이야기는 하지 말아야지 하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나중에는 동업자를 불신하게 되었어요


2편에서 계속

인터뷰이: 오승연
글: 움직이는 석굴암
사진: 말하는개



매거진의 이전글나 이제 사업 안 해!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