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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irystar Nov 26. 2019

순대국과 회

오늘 하루 단어 68일차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순대국이다.
그다음으로는 회를 좋아하는데, 나는 순대국은 정말 잘 먹는데 회는 어릴 때부터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 물컹한 식감이 내 스타일이 아니고, 무슨 맛인지도 잘 모르겠다. 나도 회가 고소하게 느껴지면 좋을 텐데, 회도 못 먹는 나의 저렴한 입맛이 아쉬웠던 적이 많다.

테스트기로 임신을 알았던 극초기, 제주도에 갔을 때, 남편이 좋아하는 고등어회 집에 가게 되었다.
돼지고기와 고등어구이도 함께 나오는 곳이어서, 나는 회 한두 점만 먹어보고 구이를 먹으면 된다고 하고 갔는데 웬걸. 고등어회가 너무 맛있는 거다.
임신을 해서 그런 건지 정말 고등어회가 맛있어서 그랬던 건지는 나중에 다시 먹어봐야 확실히 알겠지만, 그때 한두 점만 먹어보려던 나는 1/3 가까이 먹었던 것 같다. 나로서는 참 신기한 일이었다.

그리고 한 달 전쯤부터 최근까지는 그렇게 좋아하던 순대국을 도저히 못 먹겠더라.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순대국을 상상하면 왠지 입맛이 싹 사라졌다. 집 근처 순대국 맛집, 회사에서 점심때 자주 가던 순대국집에 잠시 동안 발길을 끊었다.

그러다 오늘은 내 의지로 순대국집에 갔다. 이제는 좀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행히 순대국은 맛있었다.

입맛이 바뀌는 것은 참 신기하고도 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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