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아~ 다행이다. 이제 내가 알고 있는 나다.

by 소망이

지난 한 달간 그 어느 때보다 맑은 머리와 평안하고 기쁜 마음 상태로 살아왔기에 오늘 항우울증 약을 좀 줄여줄 줄 알았는데 그대로 처방해 주셨다.

잠시 당황했지만, 생각해 보니 조금씩 줄여준 약은 신경안정제였다. 항우울증 약은 증상이 완전히 사라져도 재발방지를 위해 몇 달 꾸준히 더 먹어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서운하다니 약 먹는 게 좋지는 않구나, 너~


보통 이럴 때 임의로 단약을 해서 다시 우울증이 재발하여 울면서 병원을 찾아간다는 글을 많이 읽었기에 그냥 뇌영양제다 생각하고 의사 선생님이 처방해 주는 대로 먹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했다.

부작용도 없고, 알약도 쪼끄만 거 두 개고, 한 달에 한 번만 가면 되고, 진료비, 한 달 약값 다 합쳐도 2만 원도 채 안 되니까.


토요일이라 그런지 오전에 9시 반 좀 전에 갔는데도 40분은 기다린 것 같다. 그래도 이 정도면 정신건강의학과 치고는 정말 양호한 거니 감사하다. 그리고 교통편이 편해서 부담이 덜하다.


나도 처음 병원을 가려고 맘먹었을 때 누군가가 올린 병원 리뷰 글 하나에 용기를 내고 찾아갔기에, 나도 이렇게 정보를 올린다. 너무 정확한 병원이름은 공개하면 안 될 수도 있어서 살짝만~



1. 병원 이름: 00 의원


2. 위치: 안산 한대 앞역에서 걸어서 7분 정도


3. 초진: 예약 없이 가면 된다. 시간만 좀 부지런히~~

오전진료는 12시 반이 마감인데 11시까지는 도착해야 되고. 오후진료는 5시 반이 마감인데 4시까지는 도착해야 한다. 검사지 작성, 상담 등 재진보다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4. 병원비: 무엇보다 병원비 가성비가 최고다. 특별히 검사지 외에는 검사기구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초진도 2만 원 이내였던 것 같다. 재진시 6,800원 정도 든다. 약값도 8,000원 정도. 금액 때문에 망설였다면 적극 추천한다.


5. 특징: 상담위주의 병원이 아니다. 초진 때에만 환자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10분 정도, 혹은 그 이상 이야기를 나누고 재진부터는 환자가 어떻게 지냈는지, 지금 상태는 어떤지, 부작용은 없었는지 정도만 물어본다. 진짜 빨리 나오는 환자는 1분만에 나오는 것도 봤다.


6. 진료 일정: 요일별로 의사선생님의 진료시간 및 진료여부가 다 다르니 전화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병원에 가면 요일별 진료시간과 진료의사선생님이 누구인지 자세히 나와있는 표가 있으니 사진 찍고 이후에 참고하면 된다.

나도 내가 회복된 후 주변에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시간표 공유를 여러번 했다.


7. 의사 선생님: 난 여자 선생님 진료를 보는데 담백하고 편안하다. 완전 나에게 딱 맞다. 약도 세게 처방하지 않는데 효과가 나타난다. 세게 처방하지 않았으니 단약할 때 줄여가기가 수월하다. 그리고 환자의 증상을 귀기울여 듣고 약변경이 필요하면 이전보다 더 잘 맞는 약으로 변경을 해준다.


8. 진료 분야: 불면증, 우울증, 치매 등 다양한 분야를 보는데 안 보는 분야도 있다고 하니 미리 전화로 진료받고 싶은 내용을 말할 필요가 있다.


9. 약 부작용 대처: 처음엔 한주 단위로 자주 진료를 보며 상태 체크를 한다. 나 같은 경우는 극도로 식욕부진이 오고 너무 잠이 쏟아진다고 했더니 약도 바꿔주고, 약 먹는 시간도 변경해 주었다. 그 후로는 약 변경 없이 계속 같은 약을 먹다 최근에 신경 안정제는 끊고, 항우울제만 조그만 것 두 개 복용 중이다.


크리스마스의 낭만을 누리기는커녕 매일 죽는 게 더 편하겠다 하는 마음이 들거나 너무 무기력해 아무것도 하기 싫다면 뇌가 피로하다가 아픈 것일 수 있으니 뇌 영양제 먹는다 생각하고 편하게 병원 가보세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아픈 거예요.
꼭 용기 내셔서 행복한 2025년 시작하시길 응원합니다.


그리고 이 병원은 안산 사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제 생각엔 자주 가야 하니 그냥 집에서 가까운 곳이 최고인 것 같아요~


그리고 상담을 원하신다면 이 병원은 처방 위주의 병원이니 다른 병원을 찾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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