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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아보다 Oct 10. 2019

오래도록 이어지고 기억될 '레이디스 코드'의 이야기

Ladies' Code 미니 4집 "Code#03 Set Me Free"


레이디스코드가 데뷔 시기에 추구하던 '레트로 장르'를 다시 들고 돌아왔다. <나쁜여자> · <예뻐 예뻐> · <키스 키스 Kiss Kiss> 등의 댄스 넘버들은 물론, <헤이츄 Hate You>를 통해 감성적인 면도 선보이며 활동을 이어갔다. 이후 거대한 일이 있었고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번에는 그 시기에 설정되었던 그들의 음악적 색깔과 세계관으로의 완전한 회귀를 드러낸 음반으로 돌아온 것이다.


지난 5월 발표한 <피드백 Feedback>은 펑키 리듬과 강한 베이스라인을 기반으로 기타 리프가 곡을 감싸는 레트로 장르였다. 초기에 그들이 추구했던 레트로 장르로의 회귀 선언인 동시에, ‘뉴트로 펑크’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1번 트랙이자 타이틀곡이자 활동곡인 <셋 미 프리 Set Me Free>는 그 뉴트로 펑크의 색채가 더욱 선명해진 동시에, 하우스 음악의 전개를 도입하고 신디사이저의 강렬한 드롭 파트를 넣어 장르의 다변화를 꾀했다. <피드백>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레트로에 가까웠다면, 이번에는 트렌드의 요소를 조금 더 가미해 흥을 돋우는 데에 집중했다. <갤럭시 Galaxy> 이후 레코 음악에서 가장 매력적인 도입부 설계와 ‘자유로움’에 대한 주제 설정이 인상적이다.


<셋 미 프리>에서 약간의 향만 느꼈던 트렌드의 색채가 <뉴 데이 New Day>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도입됐다. 트렌디한 신디 소리가 첫인상을 확 가져가고, 복고풍의 멜로디가 묘한 서정을 형성한다. 속박으로부터 자유를 되찾은 거대한 성취감이 아닌, 일상의 사소한 변화로부터 발현하는 감정의 변화를 세밀한 지점에서부터 끌어올린 점이 인상적이다. 곡 전체에 적절한 긴장도가 형성되어 있으며, 지나치지 않게 올라가는 고음이 듣기 편하다.



<네버 엔딩 스토리 Never Ending Story>는 화자와 청자가 공유한 시간과 기억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그 기억이 추억으로 영원히 남을 것임을 이야기하는 곡이다. 템포는 그리 느리지 않지만 디지털 건반과 알앤비 멜로디가 조합되어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소곤거리는 듯한 보컬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마지막 부분의 ‘둘의 맘에 남겨진 우리의 네버 엔딩 스토리’는 – 멤버들의 근황을 보면 초극한 것처럼 지내는 게 예의일지도 모르겠지만 – 여전히 마음 한 켠에 아프게 다가온다.


<자스민 Jasmine>은 사랑을 갈구하는 내용의 곡으로, 트로피컬 장르와 까다로운 리듬 변주가 인상적인 곡이다. 자스민 중 ‘Jasminum auriculatum’이라는 종의 꽃말이 ‘사랑에 대한 애착과 갈망’이라고 하니, 이를 고려한 작명으로 보인다. 주니 · 애슐리 · 소정 사이의 균형과 접점을 추구하면서도 이따금씩 소정의 목소리가 돋보였던 다른 곡들과는 달리, 애슐리가 전적으로 곡을 이끈다는 점이 꽤 특이하다. 애슐리의 솔로 곡이었던 <히어 위 아 Here We Are>를 통해 얻은 경험과 판단이 더해져, 트로피컬 장르에는 애슐리의 목소리가 가장 잘 어울린다는 판단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트로피컬 장르가 어느 정도 소진되었다는 점, 후렴부의 울림 효과가 매우 강하고 지속적이라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듯하다.


<피드백 Feedback>은 지난 5월 디지털 싱글로 공개하고 활동했던 댄스 넘버로, ‘뉴트로 펑크’의 시작을 알린 곡이다. 지난 겨울에 선보인 <더 라스트 홀리데이 The Last Holiday>에서 계절감을 덜어내고, 펑키 리듬을 살려 ‘레코식 레트로’로의 회귀를 알린 곡이었다.




대체로 레트로를 표방하고 있으며, 이른바 ‘뉴트로 펑키’라는 레트로 펑크 장르의 색깔도 잘 이어나가고 있다. 주니의 나긋한 톤, 애슐리의 높은 목소리, 소정의 유니크한 음색이 곳곳에서 접점을 꽤 잘 찾았고, 부담스러운 점 없이 편안하고 무던하며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는 곡들로 채워져 있다.


한편으로는 <셋 미 프리>에서의 신디 드롭, <뉴 데이>에서의 신디 반주, <재스민>에서의 트로피컬 사운드 등 트렌디한 요소의 도입 또한 곳곳에서 눈에 띈다. 새로 갈아입은 옷들이 꽤나 자연스럽다는 점에서,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진 시기 동안 음악을 놓지는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아이돌 걸그룹으로 시작해 어느새 음반의 내실도 다져가고 있는 모습은, 이들의 복귀 뿐만 아니라 더 큰 성장과 발전까지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축적된 시간만큼 성장하고 성숙한 이들의 행보가 앞으로도 오래도록 건강히 이어지길 바란다.






레이디스 코드 Ladies’ Code

왼쪽부터 소정, 애슐리 Ashley, 주니 Zuny


2013 03 07  미니 1집 "Code#01 나쁜여자"

2013 08 06  디지털 싱글 "Hate You"

2013 09 05  미니 2집 "Code#02 Pretty Pretty"

2014 02 13  디지털 싱글 "So Wonderful"

2014 08 07  싱글 1집 "Kiss Kiss"

2015 09 07  디지털 싱글 "아파도 웃을래"

2016 02 24  싱글 2집 'MYST3RY'

2016 03 30  싱글 2집 리믹스 'MYST3Re:'

2016 10 13  미니 3집 'STRANG3R'

2018 12 12  디지털 싱글 "The Last Holiday"

2019 05 16  디지털 싱글 "Feedback"


2019 10 10  미니 4집 "Code#03 Set Me Free"

 01  Set Me Free

 02  New Day

 03  Never Ending Story

 04  Jasmine

 05  Feedback (너의 대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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