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 벽난로와 보조 주방, 운치를 더합니다
집, 가족, 그리고 어느 한 남자의 사는 법
* 벽난로
단독주택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난방 문제는 가장 큰 난제 중의 하나입니다. 아무리 고효율의 단열재와 창호를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공동주택에 비하면 외기에 노출되는 벽체의 면적이 큰 단독주택은 난방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물론 경제적인 면입니다. 난방효율이 적은 주택에서 그에 걸맞은 난방 효과를 얻으려면 난방 시간을 늘릴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난방비의 부담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날로 치솟는 유가의 부담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일반의 주택은 대체로 기름보일러나 가스보일러 난방방식이 많이 쓰이지만, 근래에는 유가의 상승에 따른 난방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탄보일러나 화목보일러를 설치하기도 하고, 심야전력, 태양열, 지열 등을 이용한 난방설비를 설치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설비를 선택하든 이런저런 장단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연탄보일러나 화목보일러의 경우에는 초기설치비용이 저렴하고, 난방효율이 크며, 유류 난방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연료를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은 반면, 연탄이나 화목을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저장 공간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시간 맞춰 연료를 투입해야 하므로 상당히 번거롭습니다. 게다가 가스중독이나 화재위험 또한 크니 주택 난방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특히, 화목보일러는 소방기관에서도 별도 현황관리를 하고 있을 정도로 화재 발생 빈도가 높습니다. 화목을 자르고 쪼개고 저장해 두는 일 또한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태양열을 이용한 난방은 난방효율이 클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비용 발생이 현격히 줄어드는 장점이 있은 반면, 정부지원금이 지급되기는 하지만 초기 설비비용이 부담될 수 있으며, 설비를 위한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어야 하며, 햇빛이 너무 강하면 물이 끓어 넘치므로 여름철에는 가림막을 덮거나 열어 열량을 조절해 주어야 하는 관리상의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또, 집열판 설치를 위해서는 외부에 별도의 공간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지붕이나 옥상 공간을 이용할 수도 있으나, 목조건축물의 경우에는 구조적으로 설비의 하중이나 흔들림에 취약하므로 지면에 공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지열을 이용한 난방 또한 태양열 난방과 같이 여러 장점이 있은 반면, 이 또한 초기 설비비용의 문제가 발생하고, 설비를 위한 별도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심야전력 난방은 근래에 들어서는 허가가 되지 않으므로 예외로 하겠습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어떤 난방방식이든 그 하나로 만족할 경우는 없는 듯합니다. 주변 환경이나 주택의 구조 등은 물론, 난방설비 관리의 용이성 등을 잘 살펴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주된 난방은 관리가 쉬운 기름보일러로 하고 보조적으로 화목용 벽난로 등을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화목용 벽난로는 목재를 미리 잘라서 준비해 두어야 하고, 그에 따라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며, 타고 남은 재의 처리가 번거롭고, 먼지가 일어 거실이 지저분해지기도 합니다. 온 집안을 감싸고 도는 향긋한 장작 타는 냄새와 낭만적 분위기,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화목용 벽난로의 장점이긴 하나 이런저런 번거로운 문제들이 있습니다. 혹시 화목용 벽난로를 설치더라도 이점은 꼭 지켜야 합니다. 즉, 연통은 반드시 수직형으로 설치하라는 것입니다. 연통이 수평 또는 굴절하는 구조로 설치되면 그 안에 그을음이 쌓이게 되는데, 이것이 타르와 엉겨 붙어 화재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림 3-8-1 】 근래 ‘불멍’이라는 말이 유행하더군요.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좋지요.
근래는 이와 동등한 외관과 성능을 갖춘 전기 벽난로가 출시되어 있으니 이것으로 대체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전기료가 다소 부담될 수 있으나 정부 보조사업으로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가 지원되고 있으니, 이를 활용하면 전기료 걱정 없이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태양광 발전설비 또한 집열판 설치를 위해 별도의 지상 공간이 필요하고, 외형이 그리 아름답지 못하니 처음 설계단계에서부터 설치 위치를 잘 잡아 두어야 합니다. 지상 공간이 여의치 않은 경우, 집열판을 경사지붕을 이용해 설치하기도 하나, 만약 목조주택이라면 구조적으로 불안정할 수 있으므로 건축단계에서부터 별도의 보강조치를 해두어야 합니다.
* 보조 주방
주방의 구조나 배출설비를 효과적으로 설치하였다고 해도 생선이나 돼지고기 등 냄새가 심하게 나는 음식을 조리할 때는 거실에 냄새가 차기 마련입니다. 문을 열어놓고 조리를 하거나 환기 후 탈취제를 뿌리는 등 여러 조치를 하기도 하지만 실내 전체에 밴 냄새는 좀처럼 가셔지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집안 전체에 깊숙이 냄새가 배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쾌적한 실내공기 확보를 위해서는 보조 주방 설치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보조 주방은 외부와 가장 가깝고 환기가 잘되는 부분에 설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앞서 「￡ 3-3. 창호, 빛을 끌어들여 마음을 쉬게 합니다.」 장에서 넓은 주방 창호의 설치에 따른 난방효율의 문제와 관련하여 주방 창호 전면부에 창호로 구획된 별도의 공간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이 공간을 활용해 주방에서 자주 쓰이는 각종 물품이나 채소 등을 보관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 공간을 보조 주방의 용도로 겸용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외기에 직접 면할 수 있는 공간이므로 환기가 쉬울 뿐만 아니라, 주방에 면하고 있어 동선이 직접 연결되므로 이용의 편익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림 3-8-2】 보조 주방 - 다용도실과 겸하는 정도로도 족할 것입니다.
이 부분은 환기가 원활하므로 후드 같은 별도의 배기장치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나, 조명설비나 콘센트 등의 전기설비, 조리에 필요한 조리기구, 선반 등의 위치를 효율적으로 배치하여야 사용에 불편함이 없을 것입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조리기구 등의 설치로 인해 주방에서 외부로 향하는 시선이 방해를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칫 어수선한 분기기가 될 수 있으니 창호의 위치나 구조를 잘 살펴 설치하여야 합니다.
